[국정일보 엄기철기자] “김장할 때 왜 며느리를 부르는 걸까요?”.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이해 시댁에 김장하러 가야 하는지 묻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20일 기준 전국 각지의 맘카페 등에는 김장철을 코앞에 두고 이같은 사연들이 많이 올라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글쓴이 A씨는 “저희는 김치도 잘 안 먹어서 조금씩 사다 먹습니다. 그런데 시댁에 김장한다고 꼭 가야 할까요”라며 “전 김장 문화 자체가 이해가 잘 안 됩니다. 김장 때마다 며느리라는 이유로 눈치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불편합니다. 회사 일도 바쁜데 주말까지 노동을 하러 가야 하나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글쓴이 B씨도 “이번 주말에 김장한다고 시아버지가 아침부터 전화 오셨습니다. 아침도 먹지 말고 서둘러 오라고 하십니다”라며 “물론 김치 너무 좋고 맛있고 그 집안의 맛을 훼손시키면 안 되고 등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김장철만 되면 며느리들이 두려워해야 하나요. 아들은 왜 안 시키나요. 정말 김장으로 서로 스트레스 안 받았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C씨 역시 “시댁에 김장하러 가면 남편이 양이 많아 도와주려고 해도 시어머니는 ‘남자는 이런 거 하면 안 된다’ 하시며 아버님도 가만히 안마 의자에 앉아서 지켜보기만 하신다”라며 “왜 며느리만 김장해야 하나요. 심지어 저희는 김치도 안 먹는다. 안 받고 안 가면 안 되느냐”고 토로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김장 문화 대체 이해가 안 간다. 며느리 없을 땐 대체 김장을 어떻게 하셨을까”, “며느리들 힘즌 시즌이 돌아왔다. 저는 애들 어려서 안 오는 게 도와주는 거라고 계속 안 갔는데 커서도 안 갈 예정. 남편만 보내세요”, “김치도 안 먹는데 왜 굳이 김장을 하러 오라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냥 사 먹는 게 서로 안 불편하고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뿐만 아니었다. 유튜브 채널에서도 “며느리는 왜 시댁 김장을 해야 하나요? 김장 안 했다고 따돌리는 시댁”, “반차까지 쓰면서 시댁 김장 도우러 가라는 남편의 최후”, “해마다 돌아오는 며느리 괴롭히는 겨울철 김장”, “허리 끊어져라 김장했더니 보쌈만 먹는 남편”, “시댁 김장하는 날 친구들과 1박2일로 놀러 간다는 남편”, “결혼하면 시댁 김장은 며느리가 책임져야 한다는 시부모님” 등의 제목으로 수많은 영상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김장을 둘러싼 갈등은 쉽사리 해결되고 있지 않다.
지난해 대상 종가집 ‘올해 김장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2%가 김장 포기를 선언했다. 김장 경험이 있는 주부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은 고된 노동과 김장 후유증으로 75.1%가 이 문제를 꼽았다.
김장을 하기 위해선 일일이 필요 재료들을 골라 담아야 하고 배추를 자르고 양념을 묻혀 보관 용기에 옮겨 담기까지 수많은 작업들을 거쳐야 한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대는 김장을 하지 않고 김치를 사먹어도 좋다는 입장을 보이거나, 아예 김치가 없어도 된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60대 등 중장년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김치를 둘러싼 세대별 인식 차이가 확연히 다른 것이다.
여기에 과거 부모님 세대는 ‘절약’이 대세였지만 지금은 자신의 삶의 질 개선과 행복 추구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빨래와 청소 등을 대신해 주는 ‘홈 케어’ 업체들이 인기를 끄는 것처럼 김치도 간편하게 사먹는 것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 관계자도 “수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김포족들이 가족이나 지인에게 김치를 얻겠다고 밝혔지만 이제는 김치를 사 먹겠다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며 “김장할 시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활동이나 여가를 즐기기 위해 김포족이 늘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기철기자 bank62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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