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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혜훈"갑질 의혹 장관 지명자, 자격은 능력이 아니라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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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6-01-0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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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일보 권봉길 사설]


장관은 단순한 행정 책임자가 아니다. 한 부처의 수장으로서 수천 명의 공직자를 이끌고, 국민 앞에 국가의 얼굴로 서는 자리다. 그 자리에 오를 사람에게 요구되는 첫 번째 덕목은 정책 능력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 다시 말해 공직자로서의 품격이다.


최근 이혜훈 장관 지명자를 둘러싼 과거 보좌진 대상 폭언·갑질 의혹은 이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흔들고 있다. 공개된 녹취에는 인턴과 보좌진을 향한 모욕적 언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순한 언쟁이나 감정적 실수가 아니라, 위계적 권력을 전제로 한 인격 침해라는 점에서 사안은 가볍지 않다.


문제의 본질은 ‘과거의 일’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장관 후보자의 말과 태도는 그가 권한을 쥐었을 때 조직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현재형의 증거다. 약자에게 가혹했던 사람이 더 큰 권한 앞에서 돌변하리라는 기대는 근거가 없다. 공직 사회가 그동안 갑질과 권위주의로 얼마나 큰 상처를 입어왔는지 국민은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


정권은 늘 “능력 있는 인재”를 강조한다. 그러나 능력은 정책 보고서로 검증할 수 있어도, 인격과 리더십은 행동과 언어로 증명된다. 아무리 정책 전문성이 뛰어나도, 사람을 존중하지 못하는 장관은 유능할 수 없다. 부처 개혁도, 조직 장악도 결국 사람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이 논란이 청년 세대에게 주는 메시지다. 공정과 상식을 외치며 출발한 정부가, 권력을 가진 이의 갑질 앞에서 관대하다면 누가 국가를 신뢰하겠는가. “위에서는 그래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는 순간, 공직 사회의 도덕성은 다시 후퇴할 수밖에 없다.


인사청문회는 단순한 통과 의식이 아니다. 후보자의 정책 비전만이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직 윤리를 검증하는 자리다. 이번 사안에 대해 지명자가 진정으로 책임을 느낀다면, 말로만 사과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거취를 포함한 분명한 결단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공직자로서 마지막으로 지켜야 할 품격일 수 있다.


장관 자리는 권력이 아니라 봉사다. 그리고 봉사의 출발점은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태도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인사라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장관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국정일보 권봉길 사설]kwon15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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