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천절, 나라를 지키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오늘 내가 지키는 작은 원칙 하나, 타인을 존중- 경찰일보 신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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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6-10-03 14:54본문

취재 본부장 신현철
오늘은 개천절이다. 우리는 해마다 이 날이면 단군의 건국을 기리고 민족의 역사를 되새긴다. 그러나 국경일의 의미가 기념식과 태극기에만 머문다면 개천절은 그저 달력 속 하루에 지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어떤 나라를 만들고 지켜갈 것인가 하는 물음이다.
대한민국은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성장의 이면에서 공동체의 신뢰는 흔들리고 있다. 나와 생각이 다르면 적으로 몰아붙이고, 작은 손해에도 공공의 원칙보다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는 일이 적지 않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혐오가 빠르게 퍼지고, 사회적 갈등은 타협보다 대립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흐르기 쉽다. 나라의 발전을 경제 규모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이유다.
개천절에 되새겨야 할 것은 거창한 민족주의가 아니다. 공동체를 위해 내가 무엇을 지킬 것인가 하는 시민의 책임이다.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은 남을 위한 희생이기 전에 사회적 신뢰를 지키는 최소한의 약속이다.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것은 상대에게 동의한다는 뜻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태도다. 세금과 공공재를 정당하게 부담하고, 환경을 아끼며, 약속과 규칙을 지키는 일 역시 국가를 지탱하는 중요한 토대다.
특히 다음 세대를 생각해야 한다. 지금의 편리와 이익을 위해 미래의 부담을 키운다면 그것은 발전이 아니라 빚을 남기는 일이다. 환경 문제도, 교육 문제도, 사회적 갈등도 결국 미래 세대에게 돌아간다. 오늘 우리가 얼마나 책임 있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내일의 대한민국이 달라진다.
홍익인간의 뜻을 오늘날의 언어로 되새긴다면 결국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있을 것이다. 나만 잘사는 사회가 아니라 타인의 존엄을 인정하고 공동체의 규칙을 존중하는 사회가 진정으로 강한 나라다.
개천절은 과거를 기념하는 날인 동시에 미래를 묻는 날이어야 한다. 태극기를 다는 것만으로 나라 사랑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거창한 구호보다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 원칙을 지키는 행동이다.
나라의 품격은 국가의 크기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그 나라의 시민들이 서로를 어떻게 대하고, 공동체의 약속을 얼마나 지키느냐에서 결정된다.
개천절을 맞아 우리 모두에게 묻는다. 우리는 후손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 그 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오늘 내가 지키는 작은 원칙 하나, 타인을 존중하는 말 한마디, 공동체를 생각하는 행동 하나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