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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수첩] 적격대출 오픈 런, 손 놓고 있는 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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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2-02-22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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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한도 벌써 끝이래요. 4월에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못 받을까 봐 조바심 나요. 4월 적격대출을 지금 신청할 수는 없을까요?”

“그때 가서 하면 늦어요. 3월 중순부터 미리 은행에 전화 돌리세요.” “저는 2월 잔금 예정일을 1월로 당겨서 겨우 받았네요. 적격대출 계획하시는 분들 잔금일을 새 분기 첫 달로 앞당기는 것도 방법입니다.”

금리 오름세 속 은행에서 적격대출이 빠르게 동나면서 대출받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적격대출은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최장 40년 만기 고정금리형 정책금융상품이다. 주택금융공사가 은행 대출 상품을 모아 유동화한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발행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은행들이 공급한다. 보금자리론보다 금리가 높지만, 소득 제한 등 대출 신청 허들이 낮아 맞벌이 부부와 고소득자 등이 이용할 수 있다.

올해도 은행별 적격대출 판매 한도가 일찍 소진돼 판매가 중단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서민 주거 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정책금융상품을 두고도 이른바 ‘오픈 런(Open Run·물건을 사기 위해 매장이 열리자마자 달려간다는 뜻)’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종사자들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업계에서는 조기 한도 소진에 따른 판매 중단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월·분기별 공급 한도가 정해져 있는 데다, 금리 상승기라 고정금리형 대출 수요가 늘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그렇다면 수요자 불안과 불편이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이를 당연시하는 게 맞을까. 정책금융상품을 설계하고 공급하는 이는 애초에 수요와 수급 조절에 따른 결과를 제대로 예측했어야 한다. 그렇지 못했다면 이는 엄연한 설계 오류다.

적격대출 본 취지와 다르게 서민 주거 안정보다는 시장을 잡는 데 목적을 두고 대출 수도꼭지를 인위적으로 잠그면서 불안을 초래한 것은 아닌지도 점검해봐야 할 사안이다.

실제 연간 공급량은 감소세다. 적격대출을 취급하는 은행들은 올해 1분기 한도가 전년보다 절반 안팎으로 줄었다고 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올해 적격대출 등 정책모기지 공급 계획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전년보다 줄어든 수준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복되는 적격대출 오픈런 현상은 수요자들이 원하는 정책금융 사다리가 탄탄하지 못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인위적인 대출 공급 조절이 주택 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전·월세 시장에 머무는 무주택자인 세입자가 늘수록 임대차 시장의 불안은 커지기 때문이다.

정책금융상품 공급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적격대출을 내놓은 데는 은행들의 장기 고정금리대출 취급을 유도하려는 목적도 있다. 하지만 5대 은행 중에서는 하나·우리·농협은행만 취급하고, 지방은행 중에서는 부산·경남·제주은행에 그친다. 정부 목적과 달리 많은 은행이 외면하는 것인데 이는 정책상에 한계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금융당국 등 공급자는 적격대출 등 고정금리형 정책금융상품에 대한 공급을 늘리거나 은행의 고정금리대출 상품 취급을 유도할 유인책 등 실수요자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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