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화려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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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2-02-16 15:48본문

문이주 기자 = 차근차근 진급해서 정상에 오르면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기다리는 것은 내리막길이다. 좋은 자리를 얻기는 어려워도 잃는 것은 한 순간이다.
옳지 않은 방법으로 획득한 권력이나 부귀는 지나고 보면 한갓 ‘남가일몽’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소설 ‘홍루몽’은 중국에서 가장 많이 읽혀진 소설이라고 한다. 18세기 중반 청나라 시절에 나온 중국소설이다.
홍루의 물거품같이 헛된 꿈을 그린 소설이다.
여성이 또는 여성화된 남성이 그 주인공이다. 대부분의 중국소설이 남자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삼국지를 비롯하여 4대기에서는 물론 내노라하는 서적들이 모두 남자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아마 중국사회에 흐르는 남존여비사상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한, 유교이념이 확고히 자리 잡은 중국에서 아녀자들이 주인공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홍루몽은 여성을 위주로 여성이 홍루몽의 전체를 지배하여 줄거리를 구성해 나간다. 어쩌면 중국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늘에 오르지 못한 돌덩이 하나가 대황산 아래에 떨어졌다.
인류를 창조하고 홍수의 재앙에서 구원한 중국 최초의 여신 여와가 무너진 하늘을 메우기 위하여 마련했다가 남긴 돌이었다.
여신의 단련을 통해 영성을 획득한 이 돌은 인간으로 환생하여 귀공자 가보옥으로 태어난다.
세상에서 제일가는 부귀와 영화를 누리면서도 제 뜻을 이루지 못하는 사랑의 쓴 맛을 보게 된다.
가문의 쇠락과 급격한 변화를 몸소 겪으면서 스스로 허망한 꿈에서 깨어나 마침내 집을 떠나는 한 사내아이의 이야기, 홍루몽의 줄거리다.
홍루몽은 ‘붉은 누각의 꿈’이다. 아름답고 화려한 여성들의 거처에서 일어나는 세상의 온갖 부귀와 영화가 꿈으로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것을 뜻한다.
청정무구의 소녀들이 꾸미는 대관원에서 가보옥은 한껏 파라다이스의 행복을 누렸지만 꿈같은 순간은 길지 않았다.
칼날 같은 찬바람이 부는 냉혹한 현실은 밖으로부터 대관원 안으로 불어 닥치고 소녀들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하나 둘 쓰러져갔다.
가보옥은 자신도 모르게 설보채와 혼인하게 되었고, 보옥이 마음에 두고 있던 임대옥은 와병 중에 혼인 소식을 접하고 충격으로 절명했다.
꿈속의 연인이었던 진가경(자겸미)은 일찌감치 세상을 등진 상태였다. 가보옥은 절망했다.
가보옥은 스스로 무력감으로 세상에 영합하지 못하고 과거시험을 보는 날 집을 떠나와 대황산으로 돌아가 다시 돌이 되었다
찬란한 봄날의 환희로부터 시작하여 활짝 피어난 모란꽃 같은 찬란한 여름이 지나고 낙엽지고 비 내리는 늦은 가을로 접어드는 삶의 행로가 결국은 황량한 폐허로 삶을 마감하여야 한다는 진리를 깨우치고 있다.
여성화된 남성들이 여자에 대하여 주령(酒令:술자리에서 흥을 돋우기 위해 하는 벌주놀이)을 하면서
여자의 기쁨이란?
고운 얼굴 거울 비쳐 새벽화장 하는 때
초산에 턱하니 쌍둥 아들 낳았을 때
그리웁던 낭군님이 돌아온다 하실 제
화촉 밝힌 신혼밤에 늦은 아침 일어날 때.
여자의 즐거움이란?
봄날 그네 타고 엷은 치마 나부낄 때
남몰래 꽃밭에서 귀뚜라미 잡을 때
퉁소를 내려놓고 비파를 집어들 때
이렇듯 남자들도 인간세상의 격동의 장에서의 이야기가 아니라 반쯤 신선세계에 노니는 처지다.
이들은 당시 양반들이 나아가야할 과거응시나 관리자리에 나아가지도 않고 오직 선대에서 벌어놓은 재산을 탕진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칭찬받기를 좋아하고, 남 앞에 드러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또 다른 칭찬을 듣기 위해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자칫 자신의 삶을 잃어버릴 수가 있다.
욕심, 이기심 다 비워버리고 자유인이 되어 버릴때 진정한 행복속으로 들어 서는 것이 아닐까
무더위를 원망하는 사이 어느덧 가을이 오고, 곧 혹한의 겨울이 온다.
몸을 떨며 추위를 한탄하지만 어느새 따뜻한 봄이 찾아오고 또 다시 혹서의 계절이 잇는다. 만물이 순환하는 우주법칙이다.
국정일보 문이주 기자 land5440@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