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사로운 뜻이 굳으면
페이지 정보
게시일 : 2021-11-05 13:45본문
문이주 기자 = 전국시대 이사(李斯)는 초나라에서 태어났으며 젊은 시절에는 작은 마을의 말단관리로 일하고 있었다. 어느 날 이사가 변소에 갔는데 불결한 찌꺼기를 먹던 쥐가 깜짝 놀라 달아나는 것이었다.
또 커다란 곡물창고에 갔는데 그곳의 쥐는 별로 놀라지도 않고 좋은 쌀을 먹고 있었으며 넓은 지붕 밑에 집을 짓고 사는 것이었다. 이를 본 이사는 “사람이 어질다, 어리석다 하는 것도 쥐의 경우와 같아서 그가 어느 환경에 속해 있느냐가 문제로다.”하고 한탄했다.
이사는 순자(荀子)를 찾아가 대왕의 도리에 대해 7년간 공부를 하고 진나라로 갔다. 진나라로 간 이사는 여불위의 식객이 되어 왕을 만날 기회를 얻었다. “진나라가 확실한 주도권을 잡고 제후들을 부려온 지 벌써 여섯 임금째입니다.
이제 제후들이 진나라에 복종하는 모습은 마치 진나라의 한 행정구역이 된 것 같습니다. 지금 진나라의 강대한 힘과 현명함으로 모든 나라를 멸망시킨 후 천하를 통일하는 것은 아낙네가 부엌의 먼지를 터는 일처럼 손쉬운 것입니다.
이는 천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절호의 기회라 할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왕은 이사의 벼슬을 올려주고 그 계책도 받아들였다.
그 무렵 한나라 정국이란 사람이 침입해 진나라를 교란시킬 목적으로 대규모 운하공사를 꾸미다가 그 음모가 발각되었다.
정국이 만들던 운하는 3백리에 이르는 대규모 공사로 진나라의 인력과 비용을 탕진시켜 국력을 약화시키려는 한나라의 계략이었다. 그러나 진나라를 피폐에 빠지게 하려던 이 운하가 황무지를 비옥한 땅으로 바꿔 진나라의 국력을 강화시키는 결과로 나타났으며, 이후 중국의 농업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진나라에서는 타국 사람을 배척하기 시작했다. 이로서 타국인에게 추방령이 내려져 이사도 포함되어 파면되었다. 이사는 탄원서를 냈다. [
옛날 목공은 인재를 구하면서 완 지방의 백리해를 비롯해 융나라의 관리 유여는 융왕이 여색에 빠져 있어 진나라로 귀순하였고, 송나라의 건숙(백리해의 친구), 그리고 진(晉)나라의 비표와 공손자를 등용했습니다.
이 모든 사람은 진(秦)나라 사람이 아니었지만 목공은 그들을 중용하여 서융을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 또 효공은 상앙의 법을 채용하여 나라의 질서를 잡아 백성은 부유해지고 국가는 부강했으며, 그로인해 제후들이 복속하였고, 초나라와 위나라를 격파햐여 천리의 영토를 넓혔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나라가 융성함을 자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혜왕은 장의 계책에 따라 삼천의 땅(황하․낙수․이수가 합치는 한나라 땅)을 빼앗고 파․촉을 병합했으며, 북으로 상군을 취하고 남으로는 한중을 취하였습니다.
소왕은 범수를 얻어 양후를 내 쫓고 왕실의 권위를 높여 결국 주나라를 멸망시키고 진날의 제업을 이루도록 하였습니다. 이 네 분의 군주는 모두 타국인을 중용하여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지금 폐하께서는 곤륜산에서 나는 옥을 바치게 하시고, 화씨의 구슬을 갖고 계시며, 허리에는 밝은 달처럼 빛나는 진주가 달려 있는 태아의 검을 차고 계시며 섬리의 명마를 타고 계시고, 물총새와 봉황의 깃으로 장식된 깃발을 세우고 계십니다.
이 여러 가지 보물 중 진나라에서 나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폐하께서 그것을 좋아하시는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반드시 진나라에서 나는 것이어야 한다면 정나라와 위나라의 여자를 후궁으로 둘 수 없고 아름답고 그윽한 조나라의 여자도 폐하 곁에 두실 수 없습니다.
‘땅이 넓으면 곡식이 많이 나고, 나라가 크면 백성이 많으며, 군대가 강하면 병사가 용감하다.’ 는 말이 있습니다. 태산은 한 줌의 흙도 버리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클 수 있었던 것이고, 황하는 아무리 작은 시냇물이라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깊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진나라는 타국인이라면 무조건 추방하여 천하의 인재를 다른 나라로 가게 만들어 적을 이롭게 할 뿐입니다.]
탄원서를 읽고 난 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추방령을 취소하고 이사를 복직시켰다.
정(진시황)은 겨우 13세의 어린 나이에 왕이 되어 기원전 221년 39세에 중국 통일의 과업을 완성했다
이사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포착하여 말단의 자리에서 최고의 자리인 승상까지 올랐으며, 진시황제를 보좌하여 진나라가 천하 통일을 이룩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이사는 결국 대의를 지켜야 할 때 개인의 이익을 좇아 결국 자신을 망치고 국가를 패망의 길에 접어들게 했다.
[네 도모함이 어질지 못하면 일을 그르친 뒤에 후회해도 소용없고, 네 소견이 훌륭하지 못하면 가르친 것들이 무엇이 이롭겠는가. 자기 이익만 생각하면 도에 어그러지고, 사사로운 뜻이 굳으면 공적인 일을 망치게 된다. 명심보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