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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체육회의 연이은 ‘성폭행 폭로’ “엄벌‘ 주문한 文대통령
최규환 경북주재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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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9-01-2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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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범 성폭력 사건’의 파문이 연초부터 체육계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잡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체육계도 예외가 아니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 선수의 용기가 아니었더라면 쉽게 드러나기 어려운 체육계의 추한 민낯이다.

강릉출신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선수가 초등학교 때부터 지도한 조재범 전 코치에게 폭행에 이어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밝혀 전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심 선수는 고교 2학년 때인 2014년 여름부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두 달 전까지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성폭행은 한국체대·태릉·진천 선수촌 로커룸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고 한다. 국가가 관리하는 선수촌에서 성폭력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심 선수는 폭언·폭행과 성폭행으로 인한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등 SNS에는 코치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어렵게 용기를 낸 심 선수를 응원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심 선수의 폭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빙상계의 성폭력 고발이 또다시 떠져 나왔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낸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2개월여 전부터 빙상계의 성폭력 의혹을 접수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재 5~6건의 의혹이 있고, 이 중 2건은 피해자를 통해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연이어 ‘미투’ 폭로가 터지고 있다.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미성년자였던 고등학생 때부터 5년간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전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 신유용 씨(24)는 이번 폭로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고백했다.

신 씨는 역기 유도선수 출신으로 지난해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친오빠 신재용 씨(25)와 함께 그동안의 일을 고백했다.

가해자는 동생뿐만 아니라 오빠와도 아주 가까이서 알고 지낸 사이였다. 신 씨의 폭로에 따르면 ‘그 사람’의 성폭행은 전북 Y고 1학년 때인 2011년 시작됐다.

A 코치는 2011년 여름 어느날 신 씨를 숙소로 불렀고 성폭행을 했다. 성폭행은 신 씨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인 2015년까지 약 20차례 이어졌다고 신 씨는 주장했다. 신 씨는 지난해 3월 이 사건을 경찰에 고소했다.

신 씨는 “지난해 3월에 고소를 한 건데 엄청 늘어지고 길어지고 그사이에 증거물도 많이 제출하라고 해서 하라는 대로 다 했고, 어쩌면 제가 수치스러울 수도 있을 법한 증거물도 다 제춯했어요, 그런데 잘 고소 절차가 잘 이뤄지지 않았어요” 신 씨와 오빠는 “이제야 공론화가 된 것이 좀 서운하기는 하다”면서도 “법대로만, 죄의 무게만큼만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는 태권도협회 이사가 여중생 3명을 수십차례 성폭행 사실이 15일자로 폭로했다.

전 대한태권도협회 이사 A 씨가 운영하던 태권도 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웠던 이지혜 씨(33)는 15일 중앙 일간지 인터뷰를 통해 피해내용을 발표했다.

이 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88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 A 씨에게 폭력과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A 씨에 따르면 당시 태권도를 배우던 많은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고 중학생 때부터 수십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이들도 세 명이나 된다.

이 씨에 따르면 A 씨는 체육관과 합숙소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성폭력을 일삼았다. 운동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신체 변화를 알아야 한다며 신체를 만지고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성폭행사건이 아니다. 국가대표 선수에게 조차 성폭행을 했다면 다른 여자선수들은 더 심각하다는 생각이다. 이번을 계기로 체육계에 뿌리 깊이 박혀있는 성폭력 행태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성폭행은 심 선수 한명이 아니라고 한다. 젊은빙상인 연대는 지난 9일 “심 선수 외에도 성폭력 피해자가 더 있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그동안 뭘 했는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체육계 전수조사, 성폭력자의 영구제명 등 대책을 발표 했지만, 이는 10년 동안 사건이 날 때마다 제시했던 대책들을 다시 꺼낸 것에 불과할 정도로 실효성에 의문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가는 국가가 필요해서 국가대표 선수를 국제대회에 내 보내 좋은 성적을 요구하며 통제된 시스템에 선수를 넣어 두고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범죄에 대해선 모른 체 하고 있다는 심 선수 변호사의 인터뷰 내용이 공감을 얻고 있다. “신고센터가 없어서 이렇게 됐나요. 영구 제명하면 뭐하나요. 국가가 자기책임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껴야 한다. 지도자의 폭력과 성폭력을 개인비리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는 말에 사건의 심각성이 들어 있다.

국가는 알맹이 없는 대책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믿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앞으로 성폭행이 발생하면 대한체육회와 해당 협회 임원까지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건이 터지고 나면 아무런 대책도 소용없으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체육계의 폭력 및 성폭력과 관련해 “드러난 일뿐만 아니라 개연성이 있는 범위까지 철저히 조사, 수사하고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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