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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늙어도 아이
문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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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9-02-2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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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도 아이’ 라는 말은 어른이지만 동내 아이들로부터 함부로 이름이 불리고 반말과 놀림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다. 그들이 이러한 대접을 받는 까닭은 성인례(성인식)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70년에 쓰인 이규태 칼럼에 필자 자신의 고향 전북 장수의 성인례 형식인 ’맴춤‘를 소개했다. ’맴춤‘이란 느티나무에 외줄을 메어놓고, 성인식을 치르는 사람이 메어놓은 외줄을 잡고 있을 때, 그 줄을 마구 흔드는 동안 줄에서 떨어지지 않고 무사히 외줄 그네를 타는 풍습이다.

또,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에 존재했던 성인례로 ‘바구리’의 풍속을 소개했다. ‘바구리‘는 ‘맴춤’과 마찬가지로 남성이 성인식을 치르기 위한 의식으로 선임자에게 호모를 대주는 방식. 즉 성인이 되려는 소년이 강제로 성관계를 당하는 방식으로 실행되었다는 것이다. 어처구니 없는 성인식이다.

이 과정을 통과한 사람은 잔치를 베푸는 마을의식을 모두 마쳐야 비로써 장정으로 인정받고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으로 품삯을 온전하게 받을 수 있고, 마을의 집회소인 사랑방도 출입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한다.

반대로 성인례의 시련을 견디지 못하거나 집안이 너무 가난해서 잔치를 베풀 여력이 없는 빈민들은 나이가 들어도 아이와 마찬가지로 품삯의 절반을 받아야 하며, 촌락에서 적합한 결혼 상대자로 인정받지 못 하기에 홀아비로 늙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동체의 의례는 ‘성인례’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거주민이든 최근에 이주한 외부인든 남성만이 도전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성인식에 도전하지 않는 여성은 언제나 ‘늙어도 아이’ 라는 셈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인이 되는 연령을 필수로 보지 않는 관점은 식민지 조선에서 조혼이 지속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조혼은 민법상 혼인할 수 있는 연령인 남자 17세, 여자 15세 미만에서 이뤄지는 혼인 형태로 19세기 후반 이래 조선의 대표적인 야만적 관습으로 비판을 받았다는 것이다. 조혼은 부부 사이의 불화와 이혼 증가, 우생학적으로 비정상적이고 연약한 자녀를 낳을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혼은 식민지 시대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성별기준으로 보면 어린 여성이 나이 많은 남성과 결혼하는 형태의 조혼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이것은 대공항의 여파가 시민지 조선의 농촌까지 파급되자 빈종들이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어린 딸을 부유층 자녀에게 조혼 형식으로 매매혼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혼하는 상당수는 초경도 치르지 않은 어린나이에 결혼을 했으며, 이들은 남편과 성관계를 처음 맺은 연령은 평균 15.1세였다는 것이다.

고려는 원나라의 요구에 따라 80여 년 사이에 51회에 달하는 처녀의 공출이 이루어졌다. 당시 13~16세의 여자는 철저히 혼인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었다. 공녀는 처녀에 국한하고 처첩은 징발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13세 이전에 결혼시키는 조혼의 풍습이 크게 성행했다.

1934년 (동아일보) ‘휴지통’에 실린 상해치사 사건은 그때의 시대상을 보여준다. 71세 노인 정동수는 17세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운 사실에 분노하여 아내의 국부를 성냥불로 지져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으로 법정에 섰다. 정동수의 진술은 그 아내가 민며느리로 온 때는 7세였고, 그녀의 나이 12세에 당시 66세의 자신과 결혼식을 치르고, 결혼생활에서 7명의 아들과 3명의 딸을 출산했다고 했다.

정동수는 자신의 아내가 15세부터 지속적으로 바람을 피워왔다며 비통하게 진술했을 했다. 이것을 불쌍히 여긴 검사는 상해치사사건에 고작 2년의 형량을 구형했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 결혼 평균 나이는 통계에 의하면 남성 기준 32.94세, 여성 기준 30.24세로 평균나이가 증가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결혼비용, 주택구입, 경제적 부담과 학업, 취업 등등으로 혼자 사는 사람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금도 ‘늙어도 아이‘가 늘어 가고 있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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