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우리 기업 협박에 '기업이 알아서 하라'는 정부
- 이도근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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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9-06-17 12:31본문
중국의 화웨이 사태로 번진 미국과 중국의 우리 기업에 협박과 압박에 대해 청와대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부분들은 있다”고 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반(反) 화웨이 전선에 동참할 것인지 거부할 할 것인지 개별 기업이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화웨이 장비가 쓰이는 5G는 한국 내 군사 안보 통신망과 확실히 분리돼 있다”며 “한·미 군사 안보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도 했다. 미국이 우려하는 화웨이 보안 문제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화웨이 사태는 단순한 기술 경쟁 무역 갈등을 넘어 미국이 중국 억제를 위해 구체적 행동을 취한 것이다. 미·중이 ‘신(新) 냉전’ 수준의 글로벌 패권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데 이 엄정한 사태에 개벌 기업이 어떻게 대처하라는 것인가. 중대한 국가 현안에 정부가 별다른 대책없이 기업에 책임을 떠넘기고 정부는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정부의 안일한 인식과 달리 미·중의 협박·압박은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주 삼성·SK하이닉스 등을 포함한 글로벌 IT업체들을 불러 미국의 대중(對中)압박에 협조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중국은 미국측에 가담하면 “끔직한 결과에 직면”하고 “응징 당할 것”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한국 기업들을 향해 사실상 협박을 쏟아냈다.
미국도 주한 대사를 앞세워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으라는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미 백악관은 “동맹국과 네트워크가 취약하다면 (동맹국과의) 정보 공유문제를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는 미·중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선택의 강요를 당하고 있는 기업들은 정부를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이미 우리 기업들은 중국의 경제 보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사드 악몽'을 경험 했다. 이번에는 그런 불통이 최소화하도록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을 정부가 "민간영역이니 민간기업이 알아서 하라"고 한다면 그런 정부는 있으나 마나 존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요구를 뿌리쳤다가는 동맹간 신뢰가 깨져 안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반대로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 부터 또 다시 경제 보복을 당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냥 당할 수 없다. 치열한 외교 노력으로 닥친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국가대 (對) 미·중 문제는 국가 전략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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