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 간교한 전략에 치밀하고 냉정히 대처해야
이도근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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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9-07-19 13:22본문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서 촉발된 최근 한·일 갈등은 일본 측이 불만을 가질 수 있는 문제다. 그들이 보기에는 한·일 협정에 어긋나는 판결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역 보복이라는 폭력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무역을 끊겠다는 것은 적대 행위로써 외교 갈등의 해법이 될 수 없다.
일본의 수출 규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12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첫 실무협의에서 일본 측이 우리 대표단을 의도적으로 홀대했다. 일본은 창고를 연상시키는 어수선한 곳에 테이불 2개를 임시로 회의장을 마련했다. 바닥에는 전선이 정리되지 않은채 튀어나와 있었다.
먼저 앉아있던 일본 관리들은 우리 대표단이 들어 설때 인사도 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 응시했다. 악수를 하거나 명함 교환도 하지 않았다. 테이불 옆 화이트보드에는 ‘사무적 설명회’라고 써붙여 놨다. ‘한국 정부가 이번 조치를 궁금하게 여기나 설명할 뿐 한국 입장은 듣지 않겠다’는 의미다.
일본은 외국 손님을 맞을때 ‘오모데나시(극진한 환대)’를 내세우는데 실무 관리급이 자체 판단으로 이런 결례를 할 수는 없다.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저하게 계산된 푸대접이다. 일본은 최근 아베 총리뿐 아니라 관료 집권당이 뭉쳐서 한국을 공격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오사카 G20 정상회의 때 20여 국가 및 국제기구와 회담을 하면서 문제인 대통령과는 만나지 않았다.
일본 정부와 언론은 확실한 근거도 없이 한국에 수출된 전략물자가 ‘북한 등으로 밀반출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불신감을 키워 이를 경제 보복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정부는 12일 일본이 주장하는 불화수소 등 일본산 전략물자의 대북 반출 의혹을 유엔에서 검증하자고 일본에 제안했다. 정부는 또 한·미·일 고위급 회담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일본은 두가지 요구에 어떤 답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일 중인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국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NHK 인터뷰에서 “미국으로서는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견고한 동맹관계에 틈과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국무부 모건 오데이거스 대변인은 “미국은 한··일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나 막후에서나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은 “한·미·일 고위급 협의 추진에 미국과 한국은 적극적인데 일본은 답이 없다”고 말했다.
모든 일을 사전에 계획하고 준비하는 일본의 특성상 이번 홀대 행위도 의도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흥분하면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 이럴수록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 우리사회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일으키려는 것도 득이 되지 못한다. 일본은 한국 정부와 우리 국민이 어떻게 나올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므로 그들의 계산과 다르게 가야 한다. 앞으로 미국의 역활과 일본의 사태 수습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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