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다음 달 부터 시행된다
이도근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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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9-06-21 14:51본문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을 한 달 앞두고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이 법은 간호사의 집단 따돌림 사건, 중견 기업 대표의 직원 폭행 사건 등 사회적 이슈를 타고 올 1월 근로기준법에 신설된 조항이다. 상시 근로자 10인 이상의 모든 기업이 대상으로 6개월 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다음달 16일 공식 시행된다.
기업은 법 시행 전까지 각 회사의 취업 규칙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에 대한 내용을 반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회사는 피해 신고가 들어오면 반드시 조사하고 결과에 따라 가해자에게 징계나 근무지 변경 등의 조처를 해야 한다. 취지가 좋은 만큼 ‘환영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법 조항이 애매하다’, ‘구성원 간 소통이 단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업마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스터디 열풍이 불고 있다. S사의 한 임원은 “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달부터 사업부 별로 임원부터 막내사원까지 모두가 참여하는 사내교육을 시행 중”이라고 했다. 타 기업 관계자도 “4월 부터 각 사업장의 조직책임자를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고 조만간 괴롭힘 금지 내용도 취업 규칙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직장내 괴롭힘’을 규정하는 법 조항은 딱 한 문장이다.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내용이 포괄적이라 이해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 이를 구체화한 괴롭힘 예시(例示) 메뉴얼도 냈다. '욕설이나 폭력' 과같은 기본적 내용부터 ‘다른 사람 앞에서 모욕감을 주는 언행’, ‘의사와 상관없이 음주·회식 참여 강요’, ‘개인사에 대한 뒷담화나 소문을 퍼트림’, ‘특정 근로자가 일하거나 휴식하는 모습 만을 지나치게 감시’와 같은 내용이 예시로 나와 있다.
실제 신고 사례도 나와 있다. ‘상사가 흰머리를 뽑으라고 시킨다’, ‘아침·점심 퇴근 후 밤 12시 할 것 없이 상사가 메신저로 급하지도 않은 애기를 하고 응답을 안하면 화풀이를 한다’, ‘상사가 본인 대학원 논문이나 개인적인 외부 강의 프레젠테이션 자료 작성을 시킨다’ 등이다. 또 모욕감을 주는 언행으로 ‘너 집에서 그렇게 하느냐, 부모가 그렇게 가르치더냐’, ‘주둥이에 그게 뭐냐, 쥐 잡아 먹었느냐’, ‘그만 둘거면 빨리 그만 둬라, 너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다’ 같은 내용이 실렸다.
사내 괴롭힘 문제로 고민해 온 일부 기업은 이 법으로 낡은 조직 문화가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욕설을 하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는 행동, 특정 직원을 따돌리는 일 등이 근절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으로 상호 인격을 존중하는 직장 문화가 정립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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