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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비극의 종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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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9-10-1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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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라 걸왕은 악독하고 탐욕스러웠으나 남다른 힘과 지략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조그만 나라가 걸왕에게 항복하면서 진상품으로 바친 매희라는 절세미인이 걸왕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 마침내 하나라를 멸망시킨 여인이었다. 걸왕은 매희를 보자마자 마음을 빼앗겨 넋을 잃고 무엇이든 마음대로 하게 하였다.

그녀는 궁궐을 다시 짓게 하고, 궁궐을 요대(瑤臺)라 하고 화려한 비단옷을 입은 3천 궁녀들로 하여금 춤을 추게 하면서 산해진미 속에서 잔치를 계속하게 하였다. 그러나 매희는 이내 싫증을 내고 차라리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로 숲을 만들어 자기들 마음대로 마시고 먹을 수 있도록 하자고 걸왕을 설득하였다. 매희는 내 조국이 이 자의 칼 아래 유린당하고,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져 한낱 노리개가 되어 붙잡혀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원망스럽기 짝이 없구나.’ 매희는 사실 처음부터 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하나라는 은()나라 탕왕에게 멸망당하고 말았다.

은나라 주왕은 하나라 걸왕과 더불어 걸주(桀紂)라 하여 폭군의 대명사이다. 주왕이 유소씨를 토벌했을 때 전리품으로 바쳐진 달기라는 경국지색의 여인이 있었다. 주왕은 달기의 요염한 자태에 넋을 잃어 그녀의 환심을 살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다 했다. 달기는 주왕에게 환락의 극치를 맛보자고 주지육림을 공사하게 하였다. 주지육림이 완성되자 주왕은 이 잔치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은 절대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남자는 반드시 여자를 업고 과인이 있는 곳 까지 와야 한다.” 잔치에 참여한 천여 명의 남녀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벌거벗은 남자들이 이리저리 여자를 잡으려 뛰었고, 역시 벌거벗은 여인들도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기 바빴다. 주왕의 무릎에 앉아 교태를 부리며 이 광경을 즐기던 달기는 왕과 함께 환락을 즐겼다. 낮에는 잠을 자고, 저녁부터 해가 뜰 때까지 놀고 마시며 놀았다. 이러한 환락의 날은 끊임없이 계속되어 120일간이나 이어졌다.

, 포락지형(炮烙之刑:죄인이 기름을 바른 구리 기둥을 숯불 위에 걸쳐 달군 후, 그 위로 죄인을 맨발로 건너가게 하는 형벌)을 즐기며, 끝까지 걸어가는 자에게는 죄를 면해 준다는 주왕의 말에 목숨을 건질까 하여 사생결단을 하였으나 살아남은 자는 없었었다. 은왕조를 살리기 위한 충신들은 주왕의 손에 갈기갈기 찢겨 죽고, 드디어 주나라 무왕에게 멸망을 당했다.

()나라 유왕은 포사라는 절세미인에게 빠져 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했다. 원래 포사는 웃음이 없었다. 주왕은 포사가 한 번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이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 포사가 비단 찢는 소리를 좋아하여 매일같이 비단을 빡빡 찢어 산더미처럼 쌓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포사는 뺨 부근에 미미한 움직임만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봉화에 불이 오르는 일이 생겼다. 수도 부근에 있던 제후들은 밤중에 봉화가 올랐다는 급보를 듣고 수도 호경이 오랑캐에게 포위당한 것으로 판단하여 급히 지원군을 편성하여 달려왔다. 이때 유왕과 포사는 여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군대가 집결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즐기고 있었다. 사방에서 달려온 제후들 앞에서 유왕은, "여러분 감사합니다. 아무런 외침이 없었으나 내가 심심해서 한번 봉화를 올려본 것이니 모두들 원대복귀하여 명령을 기다리도록 하시오." 이 모습을 본 포사는 비로소 웃음을 참지 못하고 생긋 웃었다.

포사의 웃음을 본 유왕은 매일 봉화를 올리게 하여 모든 병사와 마차가 왕궁으로 왔으나 아무 일도 없었다. 이 광경을 본 포사는 단순호치(丹脣皓齒:붉은 입술과 하얀 이라는 뜻으로, 미인의 얼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유왕은 하늘도 땅도 그녀가 웃는 이 순간을 위해 생겨났다고 생각했다.

결국, 양치기 소년처럼 거짓말만 하다가 정작 견융족이 침입했을 때 봉화를 올렸는데 아무도 오지 않았다. 견융족의 침입으로 후에 주나라는 수도를 낙양으로 옮기게 되는데 이때부터를 서주시대는 끝이 나고, 동주시대가 펼쳐진다. 삼인성호(三人成虎:거짓말도 여러 번 하면 곧이듣게 된다)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나를 망가뜨리는 그 어떤 무엇에 사로잡혀 헤매고 있지는 않는가!

문이주 취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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