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서와 대한 사이, 우리는 무엇을 견디는가
국정일보 신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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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5-07-23 22:06본문
국정일보 신현철 기자
7월의 끝자락, 대서(大暑)가 다가왔다. 그 이름처럼 더위는 극에 달하고, 땀은 옷을 적신 채 마를 틈이 없다. 아스팔트 위에선 열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사람들의 걸음은 점점 느려진다. 하지만 이 무더운 시기에도 벼는 키를 키우고, 과일은 당도를 높인다. 마치 더위 속에서야 비로소 진짜 성장을 하는 것처럼.
그리고 문득, 대한(大寒)을 떠올린다. 달력상으론 가장 추운 절기. 모든 것이 얼어붙은 듯한 그 시기엔 사람도, 자연도 움츠러든다. 하지만 그 차가운 땅속에서 뿌리는 봄을 준비하고 있다. 언 땅 밑,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생명은 조용히 숨을 쉬며 다음 계절을 기다리는 중이다.
대서와 대한, 극단의 더위와 추위. 우리는 이 둘 사이를 매년 건너온다. 날씨로 보면 견디기 힘든 시간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생의 중요한 성장과 변화는 그런 시기에 찾아오는 것 같다. 뜨거운 시련 속에서 단단해지고, 차가운 외로움 속에서 나를 돌아보게 된다.
삶은 언제나 대서와 대한 사이 어딘가다. 우리는 종종 뜨거운 경쟁에 지쳐 숨이 차오르고, 또 때로는 차가운 현실 앞에 무력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 무더위 속에서도 열매를 맺는 나무가 있고, 그 혹한 속에서도 봄을 품은 땅이 있다.
절기는 자연의 시간표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지금 나는 어떤 절기를 지나고 있는가?"라는 물음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마음속에서 되묻는다.
혹시 지금이 당신에게 대서 같은 시기라면, 그 뜨거움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성장의 시간일 수 있다. 반대로 대한처럼 모든 게 얼어붙은 듯 느껴진다면, 그 고요 속에서 다시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일지 모른다.
절기는 지나간다. 계절도, 감정도, 상황도 머물지 않는다. 그러니 더위도 추위도 결국은 지나간다는 사실이, 이 여름의 한복판에서 우리를 조금은 위로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국정일보 신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