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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직자의 진퇴와 민주주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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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0-03-0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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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선거철이 다가왔다. 국회의원이라는 감투를 쓰고, 보다 더 높은 곳으로 향하려는 사람들의 명예욕이 꿈틀거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우리의 선현들께서는 ‘사람은 진퇴(進退)가 분명해야한다’고 가르쳐 왔으며 주로 벼슬자리에 나아가고 물러갈 때를 잘 알아서 결단을 내리라는 의미로 써왔다.


우리는 지금 모두 인생이라는 연극 무대에서 각자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연극 무대에는 천하를 호령하는 대감마님도 있고, 집안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마당쇠도 있다.


그런데 그 무대에서 대감역할이 마음에 든다고 해 연출자가 내려오라는데 더 하겠다고 버틴다거나 마당쇠 역할이 싫다고 자기 차례가 돌아왔는데 나가지 않으려 한다면 그 연극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는 뇌물수수, 부도덕한 재산증식 등 객관적으로 결정적인 흠이 백일하에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사퇴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그 자리에 연연하다가 결국은 불명예스럽게 끌려 내려와 평생 동안 쌓아온 명성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는 사람이 있다.


또 우리 지역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사자후를 토하고 당과도 연대가 맞아 지자체 장이 열심히 한 덕분에 인기가 좀 올라가는가 싶으니 임기중반에 좀 더 끗발이 높다는 국회의원에 나서겠다고 지자체장직을 사퇴한 사람도 보았다.


최초의 법이나 정관 등에 임기를 명시한 것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 임기 동안만 하라는 것이고 이는 지켜져야 한다.


그 자리에 보수가 붙거나 단순히 명예만 있거나 이도저도 아니고 봉사만 하는 자리라 하더라도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돌려가면서 하는 게 옳다. 보수나 명예나 봉사를 어찌 혼자 가지려 하는가.


옛 부터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했고 ‘청출어람’이라 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오만하고 전 근대적인 사고다. 임기가 되면 과감하게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옳다. 그리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당당하게 경선을 하여 지게 되면 이 또한 당당하게 승복하고 물러나는 것이 공직자로서의 도리이다.


경선이란 기본적으로 ‘너보다는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태도가 바탕이 돼야 상생과 발전의 장이 될 수 있다,


경선 결과에 따른 흐름을 몇 가지로 예상해볼 수 있다. 일단 경선의 패자가 승복하지 않는다면 굳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단연코 그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또한 탈당과 같은 극단적 선택이 아니더라도 패자가 당내에 남아 사태를 방관하는 등의 소극적인 비협력의 태도를 취할 때도 마찬가지다. 반쪽짜리 승리가 될 뿐이다.


문제는 설령 패자가 깨끗이 승복하여 승자를 지원한다고 해도 그것이 완전한 봉합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먼저 승자에 대한 패자의 지원의 진정성 문제다. 경선기간동안 네거티브로 상대방을 심하게 공격했다면 서로의 감정이 상하여 쉽게 승자를 지원하려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 물론 이것들은 일종의 조금 과열된 정치적 수사쯤으로 가볍게 지나칠 수도 있을 것이고, 또 이러한 과거의 발언들 때문에 지지활동을 원천적으로 하지 못하게 된다던가 하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뱉은 발언들이 이렇게 생생하게 아직도 살아 있는데, 과연 당원들이 승자에 대한 패자의 지지활동에 얼마나 깊은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까.


다음으로, 패자가 깨끗이 승복해도 패자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문제다.


이제 여-야 각 당의 총선 공천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고, 경선에 대한 파열음, 탈락에 대한 분노, 경선불복 등 시끄러워 질 날만 남아있는 것 같다.


떠날 때는 말없이 조용히 후진과 경선승자에게 축하를 하고 떠나는 진정한 민주주의 정신이 요구되는 시절이다. 

특별취재 보도본부장 김 영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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