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가 폭락을 유발한 사우디·러시아' 美중재로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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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0-04-19 12:56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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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 간의 '원유 치킨게임'이 일단 중단됐다. 원유 생산량을 자해(自害) 수준으로 늘리며 유가 폭락을 유발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미국 중재로 12일 감산에 합의한 것이다.
석유수출국가(OPEC.13개 석유 수출국가 모임)는 이날 "5-6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970만 배럴 감산키로 합의했으며 2022년 4월까지 감산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감산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2008년) 당시 OPEC이 합의했던 감산량의 약 2배 정도로 현재 생산량의 10% 수준이다. OPEC 감산과 아울러 미국·노르웨이·캐나다 등 비(非)OPEC 회원국도 비슷한 수준으로 원유를 감산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분쟁은 한 달 전쯤 시작됐다. 코로나로 원유 수요가 줄어 OPEC플러스(OPEC 회원국과 10개 주요 산유국 모임)가 감산을 추진하자 러시아가 반발했다. 그러자 사우디가 하루 300만 배럴을 증산하며 "맞불"을 놓았다.
코로나 사태로 세계 항공편의 90% 이상이 취소되는 등 원유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발발한 '증산 전쟁'의 결과는 유가 폭락이었다. 연초 배럴당 66달러(브랜트유 기준)였던 유가는 지난달 22달러까지 폭락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벤 케히힐 선임연구원은 "사우디 러시아 둘 다 잘못된 계산을 했다"라고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
증산 분쟁을 끝낸 주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다. 코로나 방역 실패에 이어 유가 폭락으로 미 에너지 회사들이 연쇄 파산할 조짐까지 보이자 OPEC회원국을 적극 설득해 감산 합의를 이끌어 냈다. WSJ은 "트럼프는 관세인상 보복 카드까지 꺼내며 협박 수준으로 양국을 압박해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라고 평가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유가가 전처럼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감산 규모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고 코로나 경제 침체가 얼마나 길게 이어질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는 이날 "코로나로 인해 원유 수요가 하루 약 1900만 배럴 줄어든 상황이어서 이 정도 감산이 유가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합의는 너무 늦게 이루어졌고 감산 규모는 너무 작다"라고 평가했다.
감산합의 다음날인 13일 유가는 약 3%상승 하는데 그쳤다. 코로나로 인해 원유 수요가 급감한데 대해 산유국들의 고난도 지속되고 있다.
이 도 근 논설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