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고위공직 33.1%가 ‘다주택’… 정책 성공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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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0-04-11 13:17본문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26일 공개한 정기 재산변동 신고사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청와대와 중앙부처 고위공무원 중 30% 이상이 다주택 보유자로 드러났다.
장관과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주요 고위 공직자 47명중 14명(29.80%), 수석비서관 이상 14명 중에서 6명(42.8%)이 다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잇달아 고위 공직자들에게 실제 거주할 집 한 채만 남기고 나머지는 처분하라고 한 권고의 진정성을 의심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노 비서실장은 서울 서초구 아파트와 충북 청주시 아파트 등 2채를 신고헸다. 김조원 민정수석비서관과 이호승 경제수석비서관, 박진규 신남방·신북방비서관, 윤상원 국토교통비서관,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 등은 강남권 3구 등 투기과열지구에 2채 이상을 갖고 있었다.
국무위원 중에는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주택 2채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서대문구 단독주택과 배우자 명의 일본 도쿄 소재 아파트, 종로구 오피스텔 등을 신고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피트 2채와 주상복합 1채를 보유했다. 은성수 금유위원장,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도 주택 2채를 신고했다.
이인람 군사망사고진상위원회 위원장은 아파트 2채와 주상복합1채, 장완익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아파트,주상복합, 다세대주택 등 총3채를 신고했다. 부동산 대책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소속 주요 간부, 산하 공기업·공공기관장 등 33명중 9명(27.2%)도 주택을 2채이상 신고했다.
국회의원들도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100명으로 비슷했다. 이런 판에 정부가 제아무리 부동산 안정을 위한 정책을 부르짖어도 씨알이 먹힐 리 있겠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솔선수범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부동산 정책이 백가쟁명인들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하는 지적인 것이다.
전체 중앙부처 고위공무원 750명 가운데서도 33.1%인 248명이 다주택자로 집계됐다. 3주택자 이상도 52명에 달했다. ‘강남 3구’에만 두 채 이상을 가진 공직자들도 있었다.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의 경우다.
20대 국회의원 가운데 서울 강남·송파·서초구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한 의원은 71명이었다. 주택 외에 상가 건물들을 보유한 ‘건물주’ 의원들은 93명이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는 한계에 도달한 느낌이다.
서울과 지방, 소형 평수와 중대형 평형간의 가격차가 더욱 커지는 양극화 현상도 현재 부동산 시장의 문제이다. 부동산 가격은 강남을 비롯한 서울과 수도권에서 훨씬 큰 폭으로 상승하여 수도권 대 비수도권, 강남 대 비강남이라는 부동산 가격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 진 것이다.
현재 분당과 용인, 판교 등 수도권 일부와 서울 강남지역 일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부동산의 가격상승은 참여정부의 부동산투기를 잡아 지가안정을 실현시키겠다는 의지를 반증이라도 한 듯 현 지가안정 정책과는 무관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가격폭동은 판교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가 2천만 원이 초과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인근지역의 분양가가 상승하게 된 결과로 풀이된다. 즉 가수요와 투기 수요를 없애고 실수요자에게 안정적인 주택을 공급하려는 현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과 배치되는 현상이다.
판교 및 강남 재건축 시장 중심의 투기열풍은 주택공급의 증가로 집값을 안정시키려는 당초 의도와는 달리 투기적 수요의 집중화 현상을 불러 오게 된다. 이에 정부는 투기 조짐을 보이거나 ,투기가 예상되는 지역을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로 선정하고 토지거래허가제를 도입 하여 거래를 제한한다.
그러자 지가상승의 불길은 투기지역 주변으로 옮겨 붙으며 투기 조짐이 없던 지역까지도 투기심리가 확산되어 전국의 땅값을 평균적으로 상승 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누구든 재산의 많고 적음을 무턱대고 시비하는 것은 불합리한 비판일 수 있다.
그러나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핵심 인사들이 ‘말 따로 행동 따로’의 모순을 보여주는 것은 문제다. 더욱이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겠다며 멸사봉공하는 척하는 제스처로 국민을 기만하려는 것까지 용서돼서는 안 된다.
부동산을 과다하게 보유하고 있는 위정자들이 많다는 사실은 정책 신뢰성을 현격히 떨어뜨린다. 공직자로서 부끄러운 것은 잠시이고, 재산은 영원하다는 심보들인가. 무려 19차례나 부동산 규제대책을 쏟아내고도 효험을 별로 보지 못한 이유를 국민은 의심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정부 고위공직자부터 부동산 정책에 투명한 선도가 없으면 부동산 정책은 악순환만 거듭될 것이다.
경북주재 본부장 : 최 규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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