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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람의 운명은 하늘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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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0-03-3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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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주 기자] 전국시대에 들어와서는 왕권이 강화되어 씨족제가 급격하게 해체되고, 귀족의 권위도 크게 실추되었다.

그래서 재능이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저마다 해결책을 마련해 각국의 군주를 찾아 다녔다. 이들이 바로 책사(策士) 또는 유세객(遊說客)이라 불리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재산가나 유력인사의 집에 묵으면서 밥을 얻어먹고 지냈는데 이들을 식객(食客)이라 했다.

상아, 장의, 범수, 이사 등 당시 거물 정치인 대부분이 이러한 식객 출신이다. 이런 식객을 많이 거느린 유력인사들은 실로 왕에 버금가는 지위와 권세를 누렸다.

제나라의 맹상군, 조나라의 평원군, 위나라의 신릉군, 초나라의 춘신군 등이 널리 알려 졌는데, 이들은 대개 3천 명이 넘는 식객을 거느렸으며 그들로부터 갖가지 지모(智謀)와 술수(術數) 사건들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중에 맹상군은 손님 접대하기를 좋아하고 재주있는 선비들과 사귀기를 즐겨 많은 인재들이 모였는데, 전성기에는 6만 호가 그의 땅에 들어와 살았다고 한다.

맹상군은 전영의 아들로 이름은 전문(田文)이다. 아버지 전영은 제나라 위왕의 작은아들로 재상을 지내면서 설()땅을 영지로 받아 살았다.

전영에게는 아들이 40명 있었는데, 별로 사랑하지도 않은 첩에게서 55일 아들이 태어났다.

전영은 첩에게 아기를 내다 버리라 명령했다. 그러나 첩은 몰래 아들 전문을 키워 아이가 성장한 뒤에야 전영에게 소개하자, 아이를 보자마자 화를 냈다.

어머니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데, 아들 문이 머리를 조아리며 “55일에 태어난 아이를 기르지 말라고 하시는 까닭이 무엇인지요?” 화가 난 아버지 전영은 “55일에 태어난 아이는 문 높이만큼 자라면 부모를 죽인다고 하기 때문이다.”

이에 아들은 그렀다면 키가 문 높이만큼 사람의 운명이 하늘에서 받은 것입니까? 아니면 문 높이에서 받은 것입니까?”

아버지 전영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자, 아들 문이 사람의 운명이 하늘로부터 받은 것이라면 아버님께서는 아무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운명이 문 높이로부터 온 것이라면 문 높이를 올리면 될 것입니다. 누가 그 높이만큼 커질 수 있겠습니까?” 전영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 모자를 용서해 줄 수밖에 없었다.

후에 문이 아버지를 만날 기회가 있어 아버지에게 아들의 아들을 무엇이라 합니까?” “손자라 한다.”

손자의 손자는 무엇이라 합니까?“ 전영은 녀석의 속셈이 궁금하면서도 현손이라 한다.“ 문은 태연하게 다시 현손의 손자는 무엇입니까?“

모르겠다. 그런데 그것은 왜 묻느냐?“ 그러자 문은 아버님께서는 제나라 재상이 되신 후 지금까지 세 왕을 섬기는 동안 제나라는 영토를 한 치도 넓히지 못했지만 아버님께서는 억만 금의 재산을 모으셨습니다.

하지만 아버님 곁에는 단 한 명의 현인(賢人)도 보이지 않습니다. 장군의 가문에서는 반드시 장군이 나오고, 재상의 가문에서는 재상이 나온다고 합니다.

지금 아버님의 첩들은 휘황찬란한 비단 옷을 입고 긴 치맛자락을 밟고 다니지만 이 나라 선비들은 짧은 잠방이 옷도 얻어 입지 못하고 있으며, 첩들은 쌀밥과 살찐 고기를 실컷 먹다 남기지만, 선비들은 술지게미와 쌀겨조차 얻어먹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아버님께서는 더욱 많은 재물을 모아 창고에 쌓아 두고 그것을 누군지도 모를 어느 자손에게 물려주려 하시면서도 이 나라가 점점 약해지는 것을 잊고 계시지 않으신지요? 저는 이 점이 매우 염려스럽습니다.“

이 말에 전영은 크게 깨닫고 문을 기특하게 생각하고 집안일을 맡기고 주위에 현명하다고 소문난 식객을 많이 불러 모으도록 했다.

문의 명성이 온 세상에 퍼지게 되었고, 훗날 전영이 죽은 후 문이 뒤를 이어 설의 영주가 되니 그가 바로 맹상군이다.

맹상군의 여러 일화 가운데, 식객 중에 맹상군의 애첩과 정을 통한 자가 있다고 한 식객이 일러바쳤다.

맹상군은 괜찮소. 남자란 원래 미인을 보면 빠지게 되어 있으니 용서합시다.” 하고 그 식객에게 내가 이제껏 이렇다 할 벼슬을 주지 못해 미안하오.”

그리고 친밀한 위나라 왕에게 손을 써 위나라의 벼슬을 하게 하였으니 맹상군의 도량이 큰 사람인가 바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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