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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쟁을 멈추고, 일하는국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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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0-07-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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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공룡여당의 탄생으로 21대 국회가 시끄럽다. 우리 국회에 당파싸움(黨爭)이 그칠 날이 없는 것 같다. 그 동안 총선을 끝내고도 국회가 정식 개원도 못하고 있다가, 7월 6일에야 야당이 등원(登院)을 했다는 것은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 망국(亡國)의 당파싸움은 언제부터 생겨난 것일까? 조선 중기와 후기, 사림(士林)들이 붕당(朋黨)을 이루어 서로 정권을 잡으려고 다투던 때부터 생겨난 것 같다. 누군가가 말을 했다. 우리나라는 사색당파(四色黨派)의 나라라고 말이다. 고구려 파, 신라 파, 백제 파, 경충 파(京忠派) 등등!


현재의 대한민국 정치지형도와 비슷하다. 신라 파에서는 또 친문, 비문, 친박, 비박 등으로 나누어지고 있고, 백제 파의 동교동파, 그리고 충청도파, 감자바위 파 등, 아마 세기도 어려울 정도가 아닐까 싶다.


1800년 정조(正祖)가 갑자기 승하(昇遐)하고, 당쟁의 불길이 솟아오르는 세상을 간파한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 1762~1836)은 당파 싸움의 질곡으로 빠져들 자신의 운명을 예견하였다.


조선시대의 당쟁은 참으로 그 뿌리가 깊다. 선조(宣祖) 8년은 1575년, 금년으로 445년 전의 일이다. 다산은 300년의 길고 긴긴 뿌리이자 세월이라고 했다.


서쪽에 살던 심의겸(沈義謙)이라는 사람과 동쪽에 살던 김효원(金孝元)이라는 사람이 견해를 달리하며 일어난 붕당(朋黨)싸움이, 심의겸을 편들 던 사람들을 서인(西人)이라 부르고, 김효원을 편들 던 사람을 동인(東人)이라 부르면서 동서분당의 서막이 열린 것이다.


권력투쟁과 학문이론까지 파당(派黨)으로 나뉘며 죽기 살기의 싸움으로 극한적 대립이 계속되었고, 숙종시대에 이르기까지 이합집산의 파당싸움은 그칠 줄을 몰랐다. 다산의 기록에 숙종시대의 공론(公論)은 사라지고 편론(偏論)이 판을 치던 사례 하나가 있다.


 “숙종 만년의 어느 날, 유신(儒臣)들을 불러서 맛있는 술을 하사하고 그들의 취한 모습을 살폈다. 술이 곤드레만드레 취했을 때, 학사 홍중정(洪重鼎)이 큰소리로 ‘전하! 왜 오시복(吳始復)을 유배에서 풀어주지 않습니까? 의당 바로 방면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오시복은 남인(南人)이었고 홍중정도 남인이었다. 그러자 학사 오도일(吳道一)이 큰소리로 ‘전하! 그의 말을 믿지 마시오. 모두 편파적인 주장입니다.’라고 했으니 그는 서인이었다.”라는 내용이다.


그러한 대화가 있던 바로 뒤 임금 숙종의 말이 기가 막히다. “이렇게 취했는데도 편론(偏論:편파적인 당론)은 잊지 않으니 어쩌면 좋단 말인가(醉至於此 不忘偏論 可奈何矣)”라는 탄식이다. 신하들의 본심을 알아보려던 숙종의 의도는 정확했다. 취중진담이라 하듯, 아무리 취해도 그들은 본심을 숨기지 못했고, 찌들도록 마음속에 박힌 당습(黨習)은 버리지 못한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당쟁에 진저리를 친바 있다. 그래서 국회가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라는 뜻으로 4.15 총선에서 거대 여당을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도 요즘의 국회 돌아가는 모양을 살펴보면, 한 치의 차이도 없이 지난번 국회처럼 당파적 논리만 판을 치고 있다. 


 코로나 19라는 듯도 보도 못한 질병과 그로 인한 경제로 온갖 불안에 시달리는 국민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정치는 실종 된지 오래다. 벌써부터 다음 대권후보가 난립하고, 당권을 잡는 문제, 국민에게 파당의 논리를 유리하게 알리는 문제에 집착하면서 붕당싸움만 계속하고 있다.


남북문제, 코로나19 문제, 경제문제, 실업자 문제 등 산적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잠시만이라도 당쟁을 멈추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주어야 하는데, 거대여당에서는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고, 야당에서는 무슨 조건을 내 걸고 조건부 등원을 하는 구태가 여전하기만 하다.


말로 만 협치를 외치고 모든 일처리는 국민을 앞세워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힘으로 밀어붙이는 거대여당, 힘에 달리는 싸움을 하며, 안간힘으로 버티는 야당, 흉흉한 말싸움에는 이제 신물이 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야 할 것이다.


나라가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이때, 갈등 보다는 강자가 아량을 베푸는 화합으로 여-야가 협치를 통해 정상적으로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영식 /특별취재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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