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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악 20대 못잖은 21대 국회…여당 책임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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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0-07-1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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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을 위한 여야 협상이 결렬되면서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했다.


국회의 상임위원장직을 교섭단체별로 배분하지 않고 여당이 독식한 사례는 1985년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이다. 제5공화국 이전의 군사독재정권 시절로 되돌아 간 것이다.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전개돼 충격스럽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에 따른 최악의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다. 여야가 합심해 위기극복을 위한 방안 마련에 힘써도 모자랄 위중한 시기다. 그런데 21대 국회의 이런 파행적 출발은 매우 실망스럽다. 일찍이 보지 못한 한심한 풍경이다.


'식물국회' '동물국회'로 불린 최악의 20대 국회에 못지않다. 지난 한 달간 여야는 협상을 거듭했다. 그런데 단 하나도 합의하지 못했다. 그 빈곤한 정치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수적 우세를 믿고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여당의 태도는 오만스럽기 그지없다. 그저 당하기만 하는 야당 또한 참으로 무기력하고 무능하게 보였다. '전시상황…' 어쩌고 하지 않았나. 말뿐이었던가. 지금이 준전시 상태의 대한민국 국회의 제대로 된 모습인가.


대한민국 헌법은 행정·입법·사법부의 삼권분립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거여(巨與) 독주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삼권분립의 정신을 실현하기 힘들다. 이제 상임위를 독식한 민주당의 책임이 더 커졌다. 야당 탓 못한다.


국회 예결위는 통합당이 빠진 상황에서 당장 35조3천억원 규모의 3차 추경안을 충분한 검토없이 민주당 단독으로 통과 시켰다. 여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회를 합리적으로 운영하지 않으면 국민의 드센 저항을 받을 것이다.


기업을 옥죄는 규제법안을 독단 처리해서도 안 된다. 미래통합당은 국회 안에서 여당 독주를 견제할 방안을 어떻게든 찾아내야 한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든 독재를 하든 하고, 우리는 야당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연일 국회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었다. 통합당이 이전처럼 묘수를 찾지 못하고 삭발 장외투쟁이나 하는 무능한 야당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민주당은 절대다수인 176석, 우호 정당과 연합하면 187석으로 전체의석의 3/5을 뛰어넘는다. 어차피 균형은 깨졌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4년 동안 유지하면, 민주당 발 법안처리는 일사천리다.


통합당의 균형 수단은 각 상임위원회 법안소위원회가 만장일치로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던 관례뿐이다. 이러한 관례는 국회법에 따라 다수결로 환원해 버리면 그만이다. 여기서 2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하나는 4·15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한 49.9% 유권자의 의사는 신속하게 반영되지만, 통합당과 군소정당을 지지한 50.1% 유권자의 의사는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국회가 행정부의 시녀로 전락하는 현상이다. 민주당과 정부는 한 몸이고, 행정부와 균형을 이룰 야당 국회의원의 의사가 반영될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정당의 목적은 권력획득과 유지다. 정당은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여 법제화시키며, 이러한 업적을 기반으로 국민이 부여하는 권력을 위임받아 행사한다.


따라서 견제와 균형의 파괴에 대한 제1차적 책임은 통합당에 있다. 4·15 총선에서 300석 중 103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는 국민의 의사를 제대로 받들지 못해서 생긴 결과이기 때문이다. 제2차적 책임은 소선거구제를 유지한 모든 정당에 있다.


지역구에서 단 1명의 당선자만 배출되기 때문에 나머지 후보자를 선택한 표는 사장된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서 49.9%를 득표한 민주당이 163석, 41.5%를 획득한 통합당이 84석을 얻었다.


득표와 의석 간 불비례성이 심각하다. 제3차적 책임은 정의당에 있다. 위성정당의 여지를 남긴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으로 민심을 교란했기 때문이다. 견제와 균형은 민주주의의 유지수단이다.


어느 한 정당이나 국가 기관이 과도한 권력을 보유하면, 권력 남용으로 이어지고 종국에는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당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통합당은 균형능력을 상실했다. 권력을 위임한 이상, 국민이 끼어들 여지도 협소하다.


민주당의 아량에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국회가 가진 입법권, 예·결산권, 감사권을 행사할 때, 민주당의 계획대로만 밀어붙이지 말고 통합당과 기타 군소정당의 의사를 반영하면 좋겠다. 4·15총선에서 민주당 이외 정당을 지지한 국민 50.1%를 뭉개지 않는 배려이다.


특히 행정부와 관계에서 정부와 여당이라는 일체화에 몰입되지 말고 타당의 주장을 반영하여 행정부를 견제해 주기 바란다.


견제와 균형을 민주당의 아량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비참하다.최악 20대 못잖은 21대 국회…여당 책임 더 크다.


경북주재 본부장 : 최  규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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