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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적 가족윤리 재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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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0-05-1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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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다. 그 가운데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5일은 세계가정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로 가정과 연관된 날이 4일이나 있다. 이처럼 5월은 가정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보다 좋은 가정을 만들기 위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어버이날은 미국과 영국, 그리스의 풍습에서 비롯됐는데 1910년경 미국의 한 여성이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교회에서 흰 카네이션을 교인들에게 나눠준 일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어버이날'은 원래 `어머니날'이었다. 1955년 8월 국무회의에서 5월8일을 어머니날로 정하고 그 이듬해인 1956년 5월8일 창경궁에서 제1회 어머니날 행사를 치렀다. 

이 행사에는 이승만 대통령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가 참석해 전국에서 선발된 장한 어머니 37명에게 표창장과 부상으로 광목을 나눠줬다고 한다. 그러나 이 때에 어머니날 행사를 처음으로 치른 것은 아니고, 국가가 주도하는 어머니날은 없었지만 일제강점기부터 소년운동단체에서 작은 규모로 어머니날 행사를 실시하곤 했었다고 한다.


그 이후 ‘충(忠)효(孝)’사상을 강조하면서 모범이 되는 아버지를 격려하고자 아버지날이 거론됐고, 1973년부터 5월8일을 어버이날로 변경하여 시행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6·25전쟁으로 10만여명의 전쟁 고아가 발생했다. 전쟁 당시 아이들을 데리고 피난을 가다 포탄이 떨어지면 어머니는 자식을 품에 안고 자식들의 방패막이가 돼 줬다. 외국이나 우리나라의 붕괴사고 복구현장에서도 어머니의 품속에서 기적적으로 생명을 건진 아이들을 자주 본다. 모성(母性)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일은 수없이 많다.


그래서인지 어머니는 기다림과 그리움의 대명사다. 여자는 어릴 적엔 아버지를 기다리고, 성장해서 결혼하면 남편을 기다리고, 자식을 낳아 자식이 출타하면 자식을 기다린다고 한다.


혹자는 이러한 표현이 여성의 주체성을 삭제한 채 고루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비페미니즘적 사고'라고 지적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나는 이 땅의 어머니들의 넓디넓은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려 한 것뿐이니, 너그러운 이해 바란다. 그래서 어머니의 기다림과 그리움은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이란 가족 구성원들의 운명공동체로서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접하게 되는 원초적인 사회집단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어린 자녀들이 부모를 만난 곳도 가정이요, 놀이터나 학교에서 돌아가는 곳도 가정이요, 어른들이 직장에서 일을 끝내고 돌아가 쉴 곳도 가정으로 애정이 바탕이 된 곳이 가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가족의 윤리가 위기를 맞고 있다. 술에 취해 사정없이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보다 못해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용돈을 주지 않는다고 구타하는 아들의 폭행에 견디지 못해 아들을 고발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비애를 목격하고 있다. 가정이 무너지는 소리를 도처에서 듣고 있다.


이처럼 인륜이 짓밟히고 있는데도 나와는 관계없는 일인 양 모른 체하며 살고 있는 게 아닌가. 뿐만 아니라 남편이 휘두르는 폭력에 못 견뎌 어린 자식들의 손을 끌고 가정을 뛰쳐나온 매 맞는 아내의 처절한 모습을 보고 있다. 경제위기 속에서 빚에 쪼들린 나머지 자녀들과 자살의 길을 택한 부모들의 모습을 뉴스는 간단히 전하고 있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 이 같은 요인들은 가족의 해체를 부추긴다는 문제가 있다.


가족의 해체는 사회의 안정을 위협한다. 가족 해체의 1차적 피해자는 어린아이들이다. 자신들의 의지와 아무 상관없이 태어나서 가족의 구성원이 됐고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상과 풍파 속으로 내던져진 가족 해체의 희생자가 되기 때문이다.


가정과 가족에 대한 의무감과 윤리의식이 이처럼 쉽게 퇴락해지고 있다. 편부모가구, 새싹가정가구(소년소녀), 노인단독가구(독거노인) 등 해체가족의 보호와 소득보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개발을 강구할 때다. 건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가족윤리와 개인적인 자아의식을 바탕으로 현대적 가족윤리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해체되고 파괴되고 있는 가족의 위기의식 극복과 현대적 의미의 가족윤리 정립이 필요한 시기다. 


가정의 달 5월에 살아생전 부모님께 잘하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귀 한쪽으로 흘리면서 살았던 삶을 오늘 어버이날을 맞아 다시 한 번 후회하고 반성한다. 그들의 이 같은 존재의 무게감을 꼭 나이가 들어 자식들을 길러 보고서야, 그분들을 이 세상에서 떠나보낸 후에야 느끼는 것도 가슴에 사무치는 일이다.

 김 영 식 / 특별취재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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