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민주당 압승… 권력 절제하고 야당 포용해야
페이지 정보
게시일 : 2020-04-25 11:27본문

코로나19 위기 속에 치러진 21대 총선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국민들은 당면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권 심판’보다는 ‘국정 안정’ 쪽을 선택했다. 지난 4월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대승을 거뒀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대구ㆍ경북에서만 확실한 승리를 거머쥐었고 부산-울산-경남을 선방했을 뿐 참패했다.
선거운동을 마감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국정혼란을 막기 위해 여당의 안정 의석 확보가 필요하다”고 했고, 미래통합당은 “정부 여당의 독재나 다름없는 폭주를 경고해 달라”고 호소했는데 민심은 여당의 손을 들어 주었다.
민주당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까지 4연승의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정권심판 성격이 강한 대통령 임기 중반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투표율도 66.2%로 28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 위기의식과 진보ㆍ보수 지지층의 대결집이 반영된 결과로 읽히지만 민주당의 결집이 전국에서 일어난 반면 통합당은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에 국한됐던 것이 승패를 갈랐다.
민심은 준엄했다. 살펴보면 여당 대승 야당 대패의 이유가 없지 않다. 코로나를 국난으로 규정하고 국정 동력을 달라고 한 여당의 호소가 여권 독주를 견제할 힘을 달라고 한 야당의 외침보다 더 크게 표심을 흔든 것이다.
차별화된 정책도 리더십도 없는 난파선이나 다름없는 야당에게서 국민은 희망을 읽지 못했다. 더욱 통합당이 중도세력을 아우르는 보수의 중심으로 거듭나지 못한 것이 패인이 됐다. 막판 막말 파문과 투명하지 못한 공천과정도 국민의 등을 돌리게 했다.
대승한 민주당의 법안·예산 독주가 우려된다. 그러나 권력의 질주는 또 다른 위기를 만든다. 2004년 총선에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이 과반의석을 얻어 승리했으나 무리한 입법 시도와 당내 계파싸움으로 자멸의 길을 걸은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여당은 권력을 절제하고 야당을 포용하라는 숨은 민심을 읽어야 한다. 경제정책을 야당과 더불어 논의하고 공수처 운영을 합리적으로 조율하는 협치의 자세가 필요하다.
통상 대통령선거 다음에 실시되는 총선은 정권의 실정을 심판하는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그러한 판단이 유보된 것으로 봐야 한다.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 위기감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삼켜버린 때문이다. 이제 TK 정치권은 통합당 중심의 보수 일색(홍준표 당선자만 친보수 무소속)으로 돌아가게 됐다.
1985년 이후 민주당계 지역구 당선자가 없는 19대 국회 이전 상황으로 원위치한 것이다. 지역의 고민과 숙원을 정부·여당에 전달할 정치권 루트가 끊어졌다. 지역 이익을 위해 여야가 경쟁하면서 좋은 정책을 발굴할 수있는 정치 지형이 깨진 것이다.
중앙정부를 설득해 지역배정 국비를 늘리고 대형 국책사업을 유치할 수 있는 루트도 단절됐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번 총선을 기회로 정부·여당은 소득주도 성장, 보편적 복지, 탈원전 등 반발이 거셌던 정책의 운영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공수처 설치 등을 중심으로 한 검찰 개혁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도 변함없이 밀어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은 이제 개헌을 제외한 모든 법안을 사실상 마음먹은 대로 처리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힘을 갖게 됐다.
TK 정치권은 거기에 맞서는 중심 세력이다. 정치환경이 급변했다. 구태의연한 전략으로는 안된다. TK 당선자들은 보수 혁신의 선봉에 서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 맞는 좌표와 진로 재정립에 나설 때다. 다른 지역에서는 무엇 때문에 보수와 통합당을 외면했는지 뼈아프게 묻고 자성해야 한다.
또 지역민들이 통합당 이름만 보고 찍어준 배경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통합당이 지금까지 잘 해서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선거는 끝났다. 보수와 진보의 견제와 균형이 어떻게 유지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국정 안정을 위해 정부·여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선은 너그러워져야 한다. 또 성과에 목말라 조급해 하면 안된다.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최우선하는 품이 너른 정치를 하기 바란다. 민심이 돌아서는 것은 한순간이다.
경북주재 본부장 : 최 규 환.
〔저작권자 국정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