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진 자의 아량과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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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0-04-19 12:49본문

권력은 타인 또는 조직단위의 행태를 좌우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즉 어떤 사람이나 집단이 다른 사람이나 집단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을 말한다.
프렌치(J. French)와 레이븐(B. Raven)은 권력의 원천에 따라 권력을 합법적 권력(legitimate power)·보상적 권력(reward power)·강압적 권력·전문적 권력(expert power)·준거적 권력(reference power)의 다섯 가지로 나누었다.
권력(權力)의 개념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우나 대체로, 개인 또는 집단이 다른 개인 또는 집단을 자기의 의사에 따라 행동하게 하는 힘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힘이 정치적 기능을 하기 위하여 형성된 경우를 정치권력이라 하고, 법학부문에서는 공권력(公權力) 또는 국가권력이라 부른다.
누구나 권력이라는 것을 알고 권력을 두려워하고 권력을 잡으려고 안간 힘을 쓰고, 권력을 휘두르려고 한다.
권력에게는 언제나 주인이 있다. 주인 없는 권력은 없다. 권력은 야생마와 같다. 권력이라는 것은 주인이 어떻게 부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주인에 의해 길 드려 진대로 움직인다. 알렉산더는 어렸을 때 이미 미친 듯이 날뛰는 말을 조용하게 만든 적이 있다. 말(馬)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금방 알아차린 것이다.
이처럼 주인이 말의 성질을 알아차리고 다루면 명마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용열한 말이 되는 것처럼 권력 또한 같다. 권력을 잘 다루면 대중으로부터 박수를 받고 그렇지 못하면 증오의 대상이 되도 한다.
권력을 잡은 자는 말의 조련사처럼 권력의 조련사가 되어야 한다. 권력의 성격과 기호를 잘 알아 그와 호흡을 잘 맞춰야 한다. 권력이 힘을 잃으면 주인도 힘이 빠진다. 권력이 실수를 하면 주인은 낙마(落馬)한다.
그러기에 권력의 고삐를 그 권력의 성정에 맞게 잡고 있어야 한다. 너무 단단히 잡아도 권력이 힘들어 하고 너무 느슨하게 잡으면 권력이 빠져나간다. 권력은 기회만 있으면 주인 곁을 빠져 나가려 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언제나 감시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권력의 주인은 권력에게 무시당하지 말아야 한다. 권력 앞에서 언제나 품위를 유지해야하고 사소한 실수라도 하지 않아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권력이 잠든 주인을 등에 업고 김유신의 애마처럼 주인이 평소 하던 습관대로 행보를 한다.
권력이 무심코 저지른 실수를 하고 난 뒤에는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그만큼 주인은 상처받을 수밖에 없다. 주인이 부패하면 권력은 한술 더 뜬다. 눈치 보지 않고 부패한다. 그만큼 권력은 눈치가 빠르다. 주인이 힘이 빠지면 권력은 일순간에 도망간다. 눈치가 빨라서다.
권력이란 놈은 그 먹성 또한 과하다. 권력에 눈이 멀어 먹을 것을 탐하다 보면 그 욕심의 덩어리는 마치 눈덩이 굴러가듯 커져 멈출 줄을 모르게 된다. 또한 이에 따라 눈덩이가 굴러가며 떨어뜨리는 부스러기를 줍기 위해 작은 권력덩어리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
살찐 말은 달리지를 못한다. 잘 달리는 말이 천리를 간다. 권력이 살찌면 행동이 굼뜨고 생각이 미련해 진다.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말이 있다. 늙은 말이 지혜롭다는 뜻이다.
권력이라는 것은 평생 누릴 것 같지만 세상천지에 눈을 씻고 봐도 그런 사람은 없다. 권력의 게임에서 세 불리하다 싶으면 재빨리 항복하는 것이 이기는 길이다. 싸워서 지는 것 보다는 백배나 잘하는 것이다.
권력을 가진 자는 너그러움으로 엄격함을 억누르고 엄격함을 너그러움으로 덮어주는 아량과 지혜가 있어야 한다. 최고 권력자에게 “사자와 같은 용맹과 여우와 같은 지혜”를 요구한 마키아벨리의 지론은 서양적인 것이다.
이제 한바탕의 태풍이 지나가고 그 뒷정리만 남아있다. 태풍의 후유증을 이겨내고 아픈 상처를 보듬어 주고, 한줌의 권력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그 힘의 분배를 통해 힘찬 내일을 지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영식 / 특별취재본부 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