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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에 맞서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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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0-06-1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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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방문판매업체와 탁구장 등 집단감염의 고리를 타고 계속 번지고 있다.

서울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와 양천구 탁구클럽발(發) 집단감염이 동포쉼터, 어르신보호센터, 교회, 또 다른 방문판매업체 등으로 전파된 데 이어 최근 터진 서울 강서구 콜센터의 집단감염도 리치웨이와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대본은 "인구밀집도가 높고 유동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종교 소모임, 동호회, 방문판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전파되고 있다"면서 수도권 주민들에게 방역 수칙 준수를 재차 당부했다.

방대본은 또 "수도권 주민은 동호회, 종교 소모임 등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공간에서 모이는 것과 유흥시설, 주점 등의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 중간쯤으로 볼 수 있는 생체다. 광학현미경으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서 전자현미경을 동원해야만 볼 수 있다.

단순히 구조만 보면 약해빠진 물질의 군집체에 불과해 보인다. 약간의 알코올, 약간의 온도 변화, 약간의 비누만으로도 구조가 분해돼 버린다. 우리의 몸 안에 들어왔을 때에만 그들은 버틸 수 있다.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온 세계가 비상이다. 다른 생물이 있어야만 겨우 유전을 할 수 있는 이토록 미미한 존재가 77억 인류를 혼란과 공포에 밀어 넣고 있다.

감염의 확산에는 사람의 기침, 재채기 등으로 공기 중에 퍼지는 작은 침방울 (비말, 飛沫)이 큰 역할을 한다. 그 안의 세균이나 바이러스 때문이다. 한번 기침을 하면 약 3천 개, 재채기 한번은 약 4만 개의 미세한 비말을 주변에 흩뿌리게 된다고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튀는 비말은 지름 5 마이크로미터 이상이면 최대 3~4m 주변까지 전파된다. 그보다 작으면 공기 중을 오래 떠다닐 수 있기 때문에 심지어 같은 방에 있지 않더라도 전파가 가능하다.

공기 중을 날아가 어딘가 달라붙은 세균과 바이러스는 심지어 하루 이상 전염력을 유지할 수도 있다. 코로나19은 계절마다 유행하는 독감보다는 치명률이 높지만 앞서 유행했던 메르스나 사스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다. 그렇기 때문에 확산이 빠르다.

그러나 노약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감염되더라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감염병 유행이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을 피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극도의 심리적인 위축은 경제를 마비시키고 국가 간 갈등, 인종차별, 지역차별까지 유발한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코로나19가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역 간 국가 간 이동 빈도가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감염병의 유행도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서울의 코로나19 격리입원 환자는 3월 중순부터 4월 하순까지 200명선을 넘었다가 한때 줄었으나, 5월 하순부터 다시 200명선을 돌파하는 등 최근 급증세가 뚜렷하다. 해외감염의 비중이 꽤 컸던 3월이나 4월의 상황과 달리, 최근 확진자들은 대부분이 국내감염이라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해외감염 사례는 모든 입국자의 자가격리를 방역당국이 의무화한 4월 1일 이후로는 거의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해외감염 확진 건수도 4월 중순부터는 소수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쿠팡 부천 물류센터, 수도권 개척교회, 서울 양천구 운동시설, SJ투자회사 콜센터 등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동시다발로 발생하고, 감염 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깜깜이 환자'의 비중도 늘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환자 한 명이 다른 사람 몇 명에게 코로나19를 전파시키느냐를 나타내는 '재생산지수'도 이태원 클럽, 쿠팡 부천물류센터, 교회 소모임, 방문판매업체 등을 통한 지역감염 확산을 계기로 급격히 증가했다.

지금은 누구 탓을 할 것이 아니라 당국을 믿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 해야 할 때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감염병 대책을 수립하는데 교훈을 얻어야 한다. 우리는 대유행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집단망각에 빠지곤 했다.

잘못을 반복하지 말고 국가와 지역 사회의 계층별 방역 시스템을 촘촘히 재정비해야 한다. 근본적인 뼈대를 세울 때는 정무적인 판단을 빼고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종합해 체계적으로 작업해야 한다. 아무리 행정적으로 잘 대응해도 돌연변이에 대해서는 사후약방문일 수밖에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학적인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재난안전 관련 공공연구개발을 통해 기술적으로 기민하게 조기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감염병이 우리에게 치명적인 것은 병원체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 마음 속 공포와 혼란 때문이다. 성숙한 시민 의식을 바탕으로 차분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하면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                                                                      김영식 /특별취재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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