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일보

메인페이지로 가기  최종 기사편집 : 2026-09-17 16:51:56
국정일보
사이트 내 전체검색
모토


오피니언

[기자수첩] 불갑사 꽃무릇, 붉은 꽃이 남긴 질문
국정일보 신현철기자

페이지 정보

게시일 : 2026-09-17 08:30

본문

9월의 불갑사에 들어서자 초록 숲 사이로 붉은 꽃무릇이 모습을 드러냈다. 산길을 따라 이어진 꽃무릇 군락은 마치 붉은 물결처럼 펼쳐졌다. 카메라를 든 탐방객들은 걸음을 멈추고 꽃을 담았다. 가족과 연인, 홀로 찾은 이들도 꽃 앞에서는 잠시 느려졌다.


e7cc242ea624c041ce6354e443d7f917_1789601772_3654.jpg
 

기자도 걸음을 늦췄다.


꽃무릇은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중에 돋는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특성 때문에 예부터 그리움과 애틋함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래서일까. 화려한 붉은빛 속에서 가을 특유의 쓸쓸함이 느껴졌다.


가을은 사람을 돌아보게 하는 계절이다. 여름의 열기가 물러가고 찬바람이 시작되면 지나온 시간을 헤아리게 된다. 불갑사의 꽃무릇이 유독 마음을 붙잡는 것도 단순히 꽃이 아름다워서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꽃의 아름다움에 취해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자연을 지키는 일이다.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일수록 자연은 쉽게 상처받는다. 더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겠다며 꽃밭에 들어서고, 기념한다며 꽃을 꺾는 순간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은 군락 전체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광은 자연을 소비하는 일이 아니다. 자연을 만나고, 그 가치를 이해하고, 다음 사람에게 온전히 돌려주는 일이어야 한다.


불갑사의 가치도 꽃무릇에만 있지 않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사찰과 불갑산의 숲, 지역의 문화가 꽃과 어우러져 하나의 풍경을 만든다. 꽃을 보러 왔다가 역사와 문화를 만나고, 숲을 걸으며 자연의 의미를 되새긴다면 꽃구경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선다.


꽃무릇은 짧은 계절을 지나 다시 사라진다. 하지만 땅속의 생명은 다음 해를 준비한다. 그리고 때가 되면 다시 붉게 피어난다.


사람도 계절도 꽃도 저마다의 시간이 있다. 우리는 그 시간을 잠시 빌려 아름다움을 누릴 뿐이다.


불갑사의 붉은 꽃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풍경을 다시 볼 수 있도록 지키는 일이라고.


올가을 불갑사를 찾는다면 꽃 한 송이만 바라보지 말자. 꽃이 피어 있는 숲을 보고, 그 숲을 지켜야 할 우리의 책임도 함께 생각해보자.


내년에도 불갑산이 붉게 물들 수 있도록.


꽃무릇이 남긴 질문에 답할 사람은 결국 우리다.

국정일보기자모집(서…
(서브)고향사랑
가평군의회
경찰신문

국정일보

제호 : 국정일보 | 등록번호 : 서울가 00314 | |.편집인/발행인 대표회장 : 권봉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일복
등록일 : 2009년 10월 15일 | 최초 발행일자 : 2009년 10월 15일 | 주소 : [02636] 서울시 동대문구 한천로 2길 107, 9층 (장안동, 형인타워)
대표 (02)2216-0112 | 편집국 (02)2217-1137 | 광고국 (02)2217-1102 | Fax : (02)2217-1138 | e-mail : press1102@hanmail.net
본 사이트의 모든 기사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사용 및 전제를 금합니다.
Copyright© Since 2006 국정일보.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HAZONE.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