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말뿐인 균형발전·지방분권, 구체적 실천전략 제시하라
경북주재 본부장 : 최 규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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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0-10-26 15:34본문
망국적인 수도권 편중과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여당의 움직임은 이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방은 빈사지경인데도 여권의 대책은 여전히 실속 없고 모호한 구두선에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발전 및 행정수도완성 태스크포스가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연 지역순회토론회 중간보고회는 이를 여실히 보여 줬다. 지방을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은 고사하고 오히려 서울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제안이 쏟아져 지역민의 속만 뒤집어 놓았다고 한다.
지금 지방은 말이 아닌 정부의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이후 양 계층간의 집값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것으로 들어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역설적이지만 입증할 꼴이됐다.
이같은 현상은 지방보다 집값이 비싼 서울은 더 큰 격차를 보였다. 서울지역 집값 상승이 상대적으로 지역민에게 얼마나 큰 박탈감을 안겨주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그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발표했으나 결과는 집값 상승으로 아어졌다. 정부 여당이 밀어붙인 임대차 3법으로 지금 수도권의 전세대란으로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집값 상승에 이어 전세값도 덩달아 오르고 물량이 없어 그나마 전세 구하기가 별따기만큼 어려운 실정이다.
이와 같은 수도권의 블랙홀화에 전국 지방자치딘체들은 견딜 수 없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그래도 전통 산업이 몰려 있는 동남권은 그나마 우리나라를 양극 체제로 균형화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수도권과 거리가 멀어 영향을 다소 적게 받는 데다 항만이라는 특성이 있어 지방소멸이란 비극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 이점을 가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문어의 흡입판처럼 강력한 수도권 파워는 지방의 인적·물적 자원을 사정없이 빨아들이고 있다.
이제는 더 이런 상황을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만약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수도권만 오아시스처럼 덩그러니 남고 나머지 지역은 사람이 살지 못하는 사막이 되지 말란 법이 없게 됐다.
서울·경기 사람들은 이런 주장을 과장이라고 실소하겠지만, 실제 동남권에 사는 우리에게는 절대 엄살이 아니다. 그 해결책 중 유력한 방안이 바로 지방자치단체의 초광역화이다. 이는 동남권만 잘살겠다는 욕심에서 나온 게 아니다. 국토를 고루 발전시키는 데 초석이 되겠다는 인식의 발로이다.
우선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우려감이 만만찮다. '객관적인 연구가 결여됐다'거나 '경북도 등 관(官)위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행정통합에 대해 너무 장밋빛 기대감만 키워왔다는 반성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을 위한 논의체인 대구·경북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가 지난달 21일 출범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 자리에서 "지방은 공동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전제, "대구 경북 생존의 답이 '통합' "이라고 단언했다.
대구경북연구원의 기본 구상은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거쳐 7월 대구경북 특별자치도를 출범하는 것이다. 수도권의 1.7배인 1만9천916㎢ 면적에 인구 511만명의 경쟁력 있는 지자체가 생겨나는 게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결과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달 15일 광주·전남 행정 통합 논의를 재차 제안했다. 이 시장은 이날 확대 간부회의에서 "시·도 통합이 더는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하고 직원들에게 기본 구상·연구 용역·향후 계획 등 실무 준비를 지시했다.
이 시장은 "광주·전남 통합 제안은 즉흥적인 것도 아니고, 어떤 정치적 계산도 없다."고 했다. 광주·전남 통합 논의는 이 시장이 지난달 10일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대비 정책토론회 축사에서 "광주·전남의 행정 통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말하면서 촉발됐다.
전남도는 이에 대해 "통합에 공감하고 찬성한다. 두 차례 무산 사례를 교훈 삼아 광범위한 공감대 형성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역 정치권과 주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분권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달 22일 제2차 권력기관 전략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밝힌 지방분권 핵심과제인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은 여권의 이전 내용과 대동소이했다. 매번 비슷한 말만 되풀이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진척을 이루고 있다”라고 했지만, 실제로 자치경찰제는 정부안 마련 뒤 3년째 전혀 진척이 없다. 관련 법안은 이미 20대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이 폐기됐고, 예정됐던 시범 실시는 오리무중이다.
이 정부에서는 “물 건너갔다”는 소리가 벌써 나온다. 말만 있을 뿐 구체적인 의지도, 실천 계획도 없는 셈이다. 이러니 지방분권의 진정성마저 의심받는 것이다.
사람과 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수도권으로부터 지역의 정체성을 지키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자체의 몸피를 키워가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각론으로 들어가서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관련 지역에서 파생되는 현실적 문제를 풀 수 있는 묘책을 찾아야 한다. 기형적인 양극화에 처한 우리나라에서 균형발전·지방분권은 시대의 과제다.
과감하고 구체적인 실천만이 나라를 살릴 수 있음을 부디 명심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