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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탄소중립위원회 종교위원 전원 '사퇴'… "정부 측이 탄소 중립 실현하지 못할 목표안 가져와"
국가 온실가스 감축 40% 상향안 논의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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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1-10-0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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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위원회가 획기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과연 의미 있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 실망을 넘어 절망감이 들었다. 어떤 이들은 종교위원들이라도 위원회에 남아 작은 변화라도 이끌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말한다. 충분히 공감하고, 많이 고민했다. 그러나 결국 남아서 변화시키는 것보다는 바깥에서 변화시키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우리의 사퇴는 탄소중립위원회가 탄소 중립을 위한 본래 목적에 충실하기를 바라는 충심이자 절박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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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윤순진 위원장) 국민참여분과 종교위원 4명이 전원 사퇴했다. 


[국정일보 엄기철기자] 2050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윤순진 위원장) 국민참여분과 종교위원 4명이 전원 사퇴했다.탄중위 종교위원 안홍택 목사, 백종연 신부, 법만 스님, 김선명 교무는 9월 30일 광화문 2050탄소중립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이 기후 위기 사태에 올바르게 대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종교인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위원직을 사퇴한다"고 했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탄중위는 올해 5월 29일 출범해 4개월간 탄소 중립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 왔다. 민·관 협력 기구로 구성돼 정부 측 국무위원 18명과 민간위원 77명이 참여했다. 기독교·가톨릭·불교·원불교 종교위원도 각 종단을 대표해 국민참여분과에서 활동해 왔다.

하지만 탄중위는 불투명한 운영 방식, 비민주적인 의사 결정 구조, '탄소 중립 없는'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 초안 등으로 시민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지난 9월 7일에는 탄소중립시민회의에서 기밀 서약을 강요해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환경·시민 단체 46곳은 9월 2일 탄소중립위원회해체와기후정의실현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시민사회 위원들의 자진 사퇴와 탄중위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종교위원들이 사퇴한 이유는, 이들이 제시한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50% 상향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종교위원들은 2050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인 NDC를 2018년 대비 50% 감축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는 산업계의 반발을 고려해 기후위기대응법이 명시한 감축 하한 목표인 35%에 맞춰 NDC 수정안을 준비해 왔다. 여기에는 국내 감축분 외에 자본·기술 이전을 통한 해외 감축분 2.2%도 포함됐다. 탄중위는 29일 정부 측 수치보다 소폭 상승한 40% 상향 계획을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안은 10월 18일 발표될 예정이다.

원불교 김선명 교무는 종교위원들이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0%까지 감축하는 2030 NDC 상향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원불교 김선명 교무는 종교위원들이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0%까지 감축하는 2030 NDC 상향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김선명 교무(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는 국무의원들이 국민참여분과 회의에 단 한 차례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탄소 중립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정부가 탄소 중립을 실현할 수 없는 NDC 40%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상향을 요구하는 민간위원들에게 심의를 요구했다고도 비판했다. 김 교무는 "정부 부처 실무자들이 민간위원들에게 '이 안 이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이야기했다. 정부는 심의 기구인 탄소중립위원회 위원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탄소 중립을 달성하지도 못하는 안을 가져와 심의해 달라고 한 것이다. 종교위원들이 사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부가 내놓은 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국민들이 이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홍택 목사(기후위기기독교비상행동)는 탄중위 활동이 자본·소비 중심의 한계에 부딪혔다고 비판했다. 안 목사는 "원숭이는 호리병 안에 있는 바나나를 잡기 위해 사냥꾼이 와도 손을 떼지 못한다. 탄소 중립을 위한 위원회의 활동도 같은 모습이 아닌가. 호리병 안의 자본과 소비를 붙잡고 있는 한 (정부가 말하는) '탄소 중립'은 기후 위기 상황을 생명으로 전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기석 신부는 비록 종교위원들은 탄소중립위원회를 사퇴하지만, 탄소 중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 낼 것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양기석 신부는 비록 종교위원들은 탄소중립위원회를 사퇴하지만, 탄소 중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 낼 것이라고 했다.


양기석 신부는 비록 종교위원들은 탄소중립위원회를 사퇴하지만, 탄소 중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 낼 것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양기석 신부(천주교창조보존연대)도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할 정치권·산업계가 여전히 이해관계만을 계산하고 있다고 했다. 양 신부는 "현재 우리는 지구의 인류가 출현한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이했지만, 정치권과 산업계는 그저 돈이 얼마 되는지만을 따지고 있다"며 "종교인들은 이제 또 다른 곳에서 탄소 중립을 위해, 그리고 기후 위기에 처한 우리의 생존을 위해 좀 더 확장된 영역에서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만 스님(불교환경연대)은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에 관심 없는 정치권에 전향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후보 중 어느 누구도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걱정하지 않는다. 미래 희망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그저 과거의 문제만 이야기하는 정치권에 우리가 무엇을 기대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종교위원들의 사퇴를 지지하는 시민들도 참여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이날 현장에는 종교위원들의 사퇴를 지지하는 시민들도 참여했다.


이번 종교위원들의 사퇴는 탄중위 민간위원 중 세 번째다. 이연재 활동가(기후위기비상행동)는 8월 27일 비민주적이고 당사자들을 배제하는 탄중위의 논의 방식을 거부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진미 연구원(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도 28일 사퇴한 바 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

2050탄소중립위원회 국민참여분과 종교위원 사퇴문

지난 2세기 동안 인류가 무한無限한 욕망을 무한 생산과 무한 소비로 지탱해 온 화석연료에 바탕을 둔 문명은 지속 가능성이 없으며,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가져올 것임을 점점 더 극심해지는 전 지구적인 기후 재앙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종교는 인류 사회의 공동선을 추구하며, 일체 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생태계 파괴로 인해 고통받는 지구 공동의 집 생명들과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보살피는 것이 인간의 도리임을 강조합니다.

오늘 우리는 2050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직을 내려놓습니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함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윤순진 민간위원장님을 비롯하여 위원 여러분의 헌신과 열정에 감사와 응원을 보냅니다.

우리는 2050탄소중립위원회 위원으로 4개월여 활동을 하였습니다. 위원회의 구성과 활동이 너무도 촉박하게 진행되는 것을 보며,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안과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안의 합리적인 도출 가능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또한 위원회의 논의 구조와 운영, 회의 내용의 공개와 의견 수렴 등 국민과의 소통에 관한 부분, 그리고 탄소중립시민회의의 구성과 운영에서 숙의민주주의의 함의含意를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지를 물어 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제출 시한에 쫓기며 준비되고 있는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와 2030 NDC안이, 특정 분야의 이해관계나 과도한 고려로 인해 탄소 중립이라는 근본 목적에 충분하지 않은 수준으로 만들어지고 있어, 그린워싱(Greenwashing) 또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도구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였습니다. 또한 지난 9월 24일 탄소중립위원회 2차 워크숍을 앞두고 더 과감하게 상향된 2030 NDC안과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만들 것을 간곡히 촉구하였음에도, 정부 부처에서 준비한 내용과 워크숍에서 오가는 의견들을 들으며 탄소 중립으로 향하는 길을 가로막는 거대한 벽 앞에 서 있는 듯했습니다.

2050탄소중립위원회는 민·관이 함께하는 심의 기구입니다. 탄소중립위원회에 함께하는 민간위원들의 열정과 헌신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 쪽 위원장인 국무총리와 위원인 18명의 국무위원은 5월 29일 출범식 직후 열린 전체회의 이후 단 한 차례도 함께한 적이 없습니다. 책임 있는 위원들이 단 한 번도 참여하지 않는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민·관이 함께하는 심의 기구인지, 아니 정부에서 탄소 중립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합니다.

한편, 8월 31일 국회에서 '기후위기대응을위한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이 통과되고 나서야 정부의 2030 NDC안이 탄소중립위원회에 제출되었는데, 적확하게 기본법에서 하한선으로 제시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5%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맞춘 안이었고, 그마저도 국외 감축분이 포함된 것이었습니다. 법에서 하한선을 둔 이유가 정부 부처에서 그 정도까지만 준비하라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정부 부처에서 이렇게 안이하게 움직여서는 안 됩니다. 2009년 이후 10여 년 동안 정부는 직무 유기를 해 온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합니다.

또한, 이 안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 폭을 섭씨 2℃까지 막는 것을 기준으로 한 것도 문제일 것입니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2018년 인천 송도에서 발표된 IPCC 특별 보고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 폭이 섭씨 1.5℃를 넘어설 때 우리가 겪을 재난에 관해 알려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도 2℃ 안을 고수할 수 있는 것입니까? 정부 초안 발표 이후 의견 수렴을 거쳐 40%로 상향된 NDC안에 관한 언급이 이제야 나오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국내 감축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해외 감축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세부안을 포함한다면 참으로 문제가 있는 계획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난 60여 년 동안 빠르게 경제를 키워 오면서 온실가스를 대기 중에 너무나 많이 배출해 온 나라입니다.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혜택은 우리나라의 희생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로 인해 지금 기후 위기를 겪고 있는 가난한 나라들이 우리 때문에 희생된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안에도 이미 기후 위기로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이 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분들의 삶에 책임이 있습니다. 청소년들과 미래 세대에도 속한 이 공동의 집 지구와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일이 우리의 책임임을 온 국민이 더 의식하고, 정부와 기업에 즉각적이고 합당한 변화를 강력히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2050탄소중립위원회는 우리가 왜 탄소 중립을 해야 하는지, 기후 위기를 막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목표와 과학적으로 밝혀진 내용을 국민을 향해 정직하게 알려야 합니다. 또한, 탄소 중립으로 가는 길에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를 빠르고 획기적으로 바꾸어야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데에 동의를 구하며, 실제로 바꿀 수 있도록 필요한 법과 정책을 국회와 정부가 만들고 시행하도록 탄소중립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추동해야 합니다.

탄소 중립과 녹색 성장은 함께할 수 없습니다. 종교계에서 어떻게 탄소 중립을 이룰 것인지, 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에 관한 구체적 방법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정부와 기업이 어렵더라도 실제 탄소 중립을 이룰 수 있는 안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행동해 나가면 종교계도 최선을 다해 함께할 것입니다. 종교계는 각 종단의 신자들을 향해 탄소 중립을 이루기 위한 올바른 선택과 실천이 인류의 공동선을 위함임을 알려 왔고, 앞으로도 탄소 중립을 위해 더욱 체계적인 교육을 시행하고 실천과 연대에 힘을 더할 것입니다.

2021년 9월 30일
김선명 교무, 백종연 신부, 법만 스님, 안홍택 목사


[국정일보 엄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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