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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종합] "생일은 몰랐지만"…솔직했던 김수현, 북한 선수들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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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3-10-06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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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송국향·정춘희…부상 당한 중국 선수 걱정

"경애하는 원수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힘 합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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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급에서 북한 송국향, 정춘희가 금, 은메달을 가져갔다. 한국 김수현이 동메달을 수확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정춘희, 송국향, 김수현. 2023.10.05.

 

 국정일보[권봉길 기자]=생일인지는 몰랐지만…."김수현(28·부산시체육회)의 한 마디에 무겁기만 하던 기자회견 분위기가 달라졌다. 북한 선수들도 내내 굳어있던 표정을 풀고 웃음을 지었다.

김수현은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급에서 인상 105㎏, 용상 138㎏, 합계 243㎏을 들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4위에 그쳤던 김수현의 세 번의 도전 끝에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올랐다.

이날 금메달과 은메달은 북한 송국향과 정춘희가 나눠 가졌다. 송국향은 인상 117㎏, 용상 150㎏, 합계 267㎏으로 우승했고, 정춘희는 인상 117㎏, 용상 149㎏, 합계 266㎏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이던 랴오구이팡(중국)은 인상 1차시기에서 113㎏을 들고, 2차 시기에서 118㎏을 시도하다 바벨을 뒤로 떨어뜨렸다. 몸에 무리가 간 듯 용상을 포기하면서 실격 처리됐다.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북한 선수들은 랴오구이팡부터 챙겼다.

 송국향은 "금메달은 쟁취했지만, 이 기록은 만족 못한다. 목표는 세계기록이었다. 아쉽게 됐다"고 곱씹었다.

그리고는 "이 자리에 중국 선수가 참가하지 못했는데 같이 했다면 더 멋있는 경기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 선수가 어떻게 되었는지 걱정된다"고 걱정했다.

은메달을 딴 정춘희도 비슷했다. 은메달을 딴 소감 대신 랴오구이팡에 대한 걱정과 함께 생일 축하를 건넸다.

정춘희는 "중국 선수가 오늘 생일인데, 생일 축하 인사를 전해주고 싶다. 걱정이 많다"라며 마음을 쓰고는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박수를 쳤다.

 "생일인데 경기를 잘 못해서, 어떻게 됐는지 걱정이 많다. 앞으로 완쾌해서 실력으로 경기했으면 좋겠다"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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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뉴시스]김주희 기자=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급에서 금메달을 딴 북한 송국향(오른쪽), 은메달을 딴 북한 정춘희. 2023.10.05.

 

메달을 딴 기쁨보다 랴오구이팡을 더 챙기는 송국향, 정춘희의 소감에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도 무거워졌다. 듣기에 따라 이 자리에 김수현이 아닌 랴오구이팡이 있어야 했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도 있는 소감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과 나란히 앉은 김수현은 말 한 마디로 모두의 긴장을 풀게 했다.

김수현은 "세 번째 출전으로 드디어 아시안게임 메달을 따게 됐다. 중국 선수가 다친 것도 걱정된다. 생일인 건 몰랐지만"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송국향과 정춘희는 예상치 못했던 김수현의 말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김수현은 진지하게 소감을 이어갔다.

 "나는 낮은 기록이지만, 그래도 대단한 선수들과 경쟁하고 응원 받아 경기할 수 있어 기억에 남을 경기인 것 같다. 북한 선수들 중에 림정심 언니를 좋아했는데 정심 언니 보다 잘하는 선수들과 경기를 하니, 목표를 높게 잡게 된다. 이 친구들만큼 잘해서 시상대에 올라갈 수 있는 경기를 하기 위해 한국에 가서도 똑부러지게 열심히 해야겠다"고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는 "중국 선수, 생일 축하한다"고 다시 덧붙여 기자회견장을 또 한번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번 대회 내내 냉랭한 남북관계를 보여주듯 차가웠던 북한 선수들이 모처럼 웃음을 보인 장면이었다.

북한은 2019 파타야 세계선수권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4년 만에 국제무대에 선 북한 여자 역도는 이날까지 금메달 5개를 따내며 매서운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세계에 앞장서서 이기고, 이겨도 통쾌하게 이기는 것이 우리 조선선수들의 한결같은 결심이고 목표"라고 강조하던 송국향은 북한 여자 역도가 성과를 내는 이유를 설명할 때는 감정이 복받쳐 올라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우리가 지금 성과를 거두고 있는 요인은 다른 데 있지 않다.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에 더욱 보답해야 하는 오직 이 한 가지 생각으로 모두가 힘을 합치고 마음을 합친 덕분"이라며 "훌륭한 선수에게는 훌륭한 스승있다고 말하듯 우리 감독 동지들의 남다른 수고가 있었다. 훌륭한 감독 동지들을 널리 자랑하고 싶다"며 울먹였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북한 역도 국제 업무를 담당하는 장성국 씨도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국제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국내에서 국제 수준에 못지 않게 훈련을 해서 우리 선수들의 수준이 떨어지지 않게 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세계 강자 선수들과 당당히 맞설 수 있게끔 맹렬하게 훈련한 결과가 금메달로 나왔다고 생각한다. 세계와 당당히 맞서 더 많은 금메달을 쟁취해 조선 력기(역도)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보탰다.

 

국정일보[권봉길 기자]kwon15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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