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장선숙 교도관 “한 사람 보듬는 일이 사회 지키는 일”
교화 넘어 삶을 잇는 36년의 길, 엄한 꾸짖음에 담긴 따뜻한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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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6-06-09 11:31본문

서울=[국정일보 김재구 기자] = 경기 의정부교도소에는 수용자들이 ‘엄마’라 부르는 교도관이 있다.
장선숙 교도관이다. 별명은 ‘호랑이 선생님’. 잘못은 매섭게 꾸짖지만, 그 끝에는 늘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다. 장 교도관은 “사람은 마음이 편안해야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그래야 교화도 가능하다”며 “한 사람을 제대로 사회로 돌려보내는 일이 결국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36년 동안 교정 현장을 지켰다. 식사와 투약, 운동, 종교 활동 같은 기본 처우를 챙기는 일부터 수용자의 사회 복귀까지 살폈다.
몇 해 전 겨울에는 바깥 음식을 그리워하는 수용자들을 위해 붕어빵을 사 들고 들어갔다. 이후에는 아예 봉사자를 교도소 안으로 불러 갓 구운 붕어빵을 나눴다. 작은 온기가 닫힌 공간의 분위기를 바꾼 셈이다.
장 교도관은 수용자에게 글쓰기와 감사 일기, 독후감 같은 ‘숙제’도 낸다. 어린 시절 상처를 안고 살아온 수용자는 글을 쓰며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출소 뒤 갈 곳이 없는 이들에게는 취업처를 찾아주고, 창업이 맞는 사람에게는 지원 단체를 연결했다. 그의 도움으로 한 보이스피싱 전과자는 분식집 사장이 됐고, 또 다른 출소자는 사회복지사를 꿈꾸고 있다.
그가 수용자를 돕는 방식은 감정에만 기대지 않는다. 법학을 공부해 재판 절차를 몰라 막막해하는 수용자에게 설명할 수 있는 힘을 키웠고, 사회 복귀 지원 방안도 꾸준히 연구했다. 2015년 교정대상을 받았고 2019년에는 교정공무원의 진로 설계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교도관이 자긍심을 가져야 그 에너지가 수용자에게 전해진다는 믿음에서다.
장 교도관은 “무기수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수용자는 언젠가 사회로 돌아온다”고 했다. 가족도 사회도 자신을 버렸다고 느낀 사람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면 피해는 결국 공동체가 떠안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출소자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도 경제적 어려움 못지않게 외로움이라고 했다. 명절에 돌아갈 곳이 없어 다시 무너지는 사례를 보며 정서적 지지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교화가 쉬운 일은 아니다. 장 교도관도 “사람을 바꾸는 일은 어렵고 가능성이 5~10%에 그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0%가 아닌 이상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의정부교도소 여자 수용동은 정원의 170% 수준으로 과밀한 상태다. 장 교도관은 “교도소를 혐오시설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라도 온전한 사회인으로 돌아오게 하는 공간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책에 남긴 문장은 36년 교정 인생을 압축한다. “때로는 세상을 보듬는 것보다 한 사람을 보듬는 것이 더 소중한 일입니다.” 담장 안에서 한 사람의 손을 잡는 일이 담장 밖 사회를 지키는 일이라는 믿음. 장 교도관이 오늘도 수용자 곁에 서는 이유다.
서울=[국정일보 김재구 기자]=a01089091006@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