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하반기 안정’ 이라더니, 물가 2%대로 수정... 휘발유, 라면값까지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 전년 동월 비 2.5% 상승 ‘하반기 물가 안정’ 정부 전망 어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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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1-10-06 12:56본문
공업제품 3.5% 상승...9년여만에 최대 상승

2021년 통계청 국민정책디자인단 활동성과 발표대회 개회사를 하는 류근관 통계청장(사진=통계청)
한번 오르면 잘 내려가지 않는 서비스와 공업제품 물가까지 끌어올리면서, 인플레이션 국면으로 본격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전년 동월 대비로 라면 가격은 9.8%, 빵은 5.9% 올랐고 휘발유 가격은 21% 올랐다. 물가를 낮출만한 요인은 없는데, 상승 요인은 산적한데다 지난해 4분기 저물가 기저 효과까지 겹치면서 올해 4분기에도 물가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정부도 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1.8%를 포기하고 2%대 상승률을 내다보고 있다. 2021년 9월 물가 품목./기재부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4월 2.3%, 5월 2.6%, 6월 2.4%, 7월 2.6%, 8월 2.6%에 이어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나타냈음. 3분기(7~9월) 기준으로는 2.6% 상승했다. 이는 2012년 1분기 3% 상승한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물가 상승 국면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근거는 근원물가의 상승세다.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전월 대비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올해 2월 0.8%에서 매달 0.1%P 이상 올라 지난 8월 1.8%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9월 들어 다시 한번 이를 경신한 것이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로 2016년 4월에 1.9% 오른 이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근원물가의 상승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공업제품, 서비스 물가로 전이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높은 유가가 기업의 생산 비용을 높여 재화 가격을 밀어올린다는 의미다. 지난달 공업제품의 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4%로 2012년 5월 3.5% 이후 가장 높았다. 개인서비스는 전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외식물가는 3.1% 올랐고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통계청은 내다봤다.
공업제품과 서비스 가격은 한번 오르면 쉽사리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는다. 공업제품 중 휘발유(21%), 경유(23.8%), 자동차용LPG(27.7%), 빵(5.9%), 침대(8.6%), 라면(9.8%), 주택수선재료(7.3%) 등의 가격이 올랐다. 국제유가에 더해 원유(原乳·우유의 원재료), 달걀 가격의 상승으로 가공식품 가격이 상승했다. 2021년 9월 근원물가 추이./통계청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당초 하반기에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던 통계청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방향 전환을 공식화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에 상방 요인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유가, 환율, 원유(原乳) 상승 등으로 인해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의 물가가 오르고 있고, 전기료도 인상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서비스와 개인서비스의 가격 상승 요인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지목됐다.
공식적으로 물가 상승 국면에 접어든 것을 인정하는 쪽으로 정부의 정책 기조가 변화한 것이 감지된다. 기획재정부는 ‘2021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 보도자료를 내고 “공급망 차질, 국제유가 상승폭 확대 등 공급측 요인이 장기화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가 상방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4분기 물가 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안정적 관리, 가공식품 편승 인상 분위기 차단, 농축수산물 수급관리 등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인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1.8% 달성이 쉽지 않다는 말을 솔직히 드리고, 한 2% 전후 수준으로 하는 것이 차선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했던 시점은 지난 2012년(2.2%)이 마지막이다. 만약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도 넘기면 2011년(4%)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당초 정부가 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일 것으로 본 근거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와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이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관측에서 비롯됐다. 농축수산물 가격의 경우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민생 안정 대책을 펴면서 어느정도 상승세가 주춤했으나,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배럴당 44.5달러였던 두바이유는 9월 들어 72.6달러까지 올랐다. 국제 유가는 한번 오르면 장기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국정일보 엄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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