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9.19 합의 '비행금지구역', 과연 우리에게 '손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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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3-11-26 09:22본문

경찰일보 이은성 기자 = 북한이 지난 21일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자 우리 측이 9.19 군사합의 일부(비행금지구역) 효력을 정지시키고, 북한은 사실상의 파기 선언으로 맞불을 놨다. 한반도는 접경지역에서 언제 다시 무력충돌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위험한 상황에 빠졌다.
정부는 9.19 군사합의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으로 인해 전방 지역에 대한 정찰감시가 제한된다는 이유를 댔고, 세간의 인식 또한 그러했다. 그런데 최근 이 논리가 정말 옳은지에 대해 반박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나 군사합의 내용 자체가 과거 보수정부 시절 작성됐던 '남북군비통제 추진계획서'에 기반해 마련됐고, 당시 이를 결재한 인물이 바로 신원식 국방부 장관(당시 국방부 정책기획관)이라는 것까지 드러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9.19 군사합의의 대표적인 취약점으로 알려져 있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으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과거부터 정찰기 비행이 제한되기에 산 뒷쪽의 경사면(후사면) 관측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군사합의에 반대했다. 그리고 북한이 지난 21일 밤 정찰위성을 쏘자 우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와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관련 조항(1조 3항)의 효력을 시켰다.

그런데 남북 정찰기의 성능 차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현재 우리 군이 쓰는 사단급 무인기(KUS-9)의 경우 탐지 범위가 10km가 채 되지 않는다. 군단급 무인기(RQ-101 송골매)는 주간에 20km 정도를 탐지할 수 있다. RQ-4 글로벌 호크는 전략정찰기로 분류되는데 한반도 전역을 탐지 범위로 두고 있다.
이외에 유인기인 RC-800 백두(신호정보)·금강(영상정보) 정찰기는 각각 '백두산'과 '금강산'까지 탐지할 수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미군의 U-2와 RC-135, 정찰위성 등까지 합치면 우리는 이미 한반도 전역을 탐지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우리의 정찰기 탐지 범위가 비행금지구역보다 길면, 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안 보이게 되는 부분은 앞쪽(최전방)이 아니라 뒤쪽(북한 내륙)이 된다"고 설명했다.
당연하지만 북한 무인기는 우리보다 성능이 훨씬 떨어지는데, 전언을 종합하면 잘 해야 10km 미만의 탐지 범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MDL에 정찰기를 바짝 붙여야 겨우 가능하다. 합의 무효화 선언 전엔 북한군이 우리 군의 전방 지역을 정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던 셈이다. 더군다나 하늘에 선이 따로 그어진 것도 아니니 무인기가 MDL을 넘었다고 판단해 사격이라도 하게 된다면, 말 그대로 우발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도균 전 사령관 또한 이에 대해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 운용적 군비통제, 구조적 군비통제의 3단계에서 해야 할 일들을 모두 정리한 문서였는데 여기에 완충구역 확대 등의 내용들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문건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된 바 없지만 2011년에 만들어졌다는 점은 명확하며, 이는 신원식 장관의 정책기획관 재직 시절과 일치한다. 복수의 전현직 관계자와 외교안보 분야 정부 자문위원을 지냈던 전문가 등도 같은 증언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장관은 2023년 9월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질문에 "북한이 비핵화를 하고 군사적 신뢰가 구축되면 이러이러한 조건을 하겠다는 것이었다"며 "당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약속만 믿고, 또 군사적 신뢰가 구축되기 전에 선행조치를 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0년에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전이 있어서 남북관계가 안 좋을 때였는데 그 상황 하에서 북한이 그래도 비핵화를 하고 신뢰를 구축하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상응 조치"라며 "똑같은 내용이라도 전제조건 유무에 따라 완전히 다른 내용이 되며, 그 부분은 전제조건이 있었다는 점을 유념해 달라"고 덧붙였다.
경찰일보 이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