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국외창업기업이라더니 ‘유령 법인’, 사는 사람은 유명 연예인?
모태 자펀드가 투자한 미국 바이오 기업, 국내 법인 본점 찾아가니 연예인 사는 오피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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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6-10-16 08:36본문
국내 법인 설립 17일 만에 21.9억 투자 … 다른 법인도 법인 25개 중 20곳은 제도 시행 직전·이후 설립
요건 점검은 펀드 청산 때, 10년 넘게 걸리기도
장철민, “운용사 탓으로만 돌릴 일 아냐 … 확인 제도 만들고 공시로 시장 감시 받아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사진제공=국회방송 캡쳐화면. 장철민 의원실)
충남.대전=[국정일보 김우민 기자] = 서울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 모태펀드 자펀드에서 21.9억 원을 투자받은 미국 바이오 기업이 ‘국내 법인’으로 세운 본점이다. 그러나 이곳에 회사는 없었다.
법인 앞으로 온 우편물은 실 거주자의 우편물 등과 뒤섞여 쌓여 있었고, 관리인은 “여기는 그런 거랑 전혀 관계없다”며 “미스트롯에 나온 연예인이 강아지 두 마리랑 사는 곳”이라 답변했다. 이 국내 법인을 설립한 지 17일 만에 미국 모기업은 모태펀드 투자를 받았다.
그런데 한국벤처투자가 이런 사실 관계를 따져 보는 것은 펀드가 청산될 때, 길게는 10년이 지나도 ‘걸리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국회의원(대전 동구)은 15일 중소벤처기업부 소관기관 국정감사에서 이를 운용사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며, 국외 창업기업 확인제도와 공시 강화를 촉구했다.
국외 창업기업 제도는 해외에서 창업한 우리 국민의 기업도 국내 창업기업처럼 투자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정부는 2023년 8월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에서 창업정책의 범위를 국내에서 글로벌로 넓히겠다고 밝혔고, 2024년 2월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을 개정해 ‘국외 창업기업’ 개념을 처음 법에 담았다.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되, 그 성장이 국내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요건의 무게중심도 ‘국내와의 연결’에 있다.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시행령」에 따르면 한국인이 지분 30% 이상을 가진 최대주주여야 하고, 국내 법인과 거래하거나 국내에 사업장을 두고 상시근로자를 고용하는 등 국내와의 연관성을 갖춰야 한다.
이 요건을 갖춘 기업에 대한 투자는 2024년 8월부터 벤처투자회사·조합의 투자 의무 실적으로 인정되고, 한국벤처투자도 모태펀드 주목적 투자 대상에 국외 창업기업을 넣었다.
장철민 의원실이 중기부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8월부터 2026년 8월까지 국외 창업기업 투자는 60개 사 120건, 2,036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42%는 모태펀드 출자조합의 투자였다. 이 중 한국벤처투자가 주목적 투자의무로 인정한 실적은 28개사 36건, 606억 4천만 원이다.
그러나, 운용사 취합 자료(2026년 8월 31일 기준)를 확인해보니, 실적 인정을 하면 안 되는 기업이 포함돼 있었다. 미국 소재 바이오 기업 A사는 한국인 지분이 기준 30%에 못 미치고, 최대주주 여부도 ‘아니오’로 기재되어 있었다.
A사에 투자된 21억 9천만 원은 주목적 투자의무 실적으로 인정됐다. A사가 국내 연관성 근거로 낸 것은 2025년 1월 24일 설립된 국내 법인과의 용역계약이고, 모태 출자조합의 계약과 투자는 이 국내 법인이 설립된 지 17일 뒤인 2월 10일에 이뤄졌다.
이 국내 법인의 등기상 본점은 전혀 다른 사람이 사는 주거용 오피스텔이었다. 거주자 이름은 법인과 달랐고, 관리인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해당 오피스텔은 A사 대표자 가족의 오피스텔에는 미스트롯에 출연한 연예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흐름은 다른 기업에서도 보였다. 의원실이 국외 창업기업과 연관된 국내 법인 25곳의 등기를 열람한 결과, 80%가 제도 시행 직전인 2024년 7월 이후 설립됐다. 2024년 7월부터 8월 20일 사이 4곳, 2025년 10곳, 2026년 들어 6곳이다. 장 의원은 “여러 투자를 확인해 보니 투자 결성 직전이나 같은 시기에 국내 법인을 만들어 요건을 갖추고 투자가 이뤄지는 방식이 여러 건에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요건 방식도 허술했다. 운용사 취합 자료를 보면 지분 30% 요건 미달이 7%였고, 사업자등록증·등기부등본 같은 단순 서류만 낸 경우가 21%, 국내 자법인이 발행한 인보이스만 낸 경우가 7%였다. 35%는 주주명부도 확인하지 않았다.
창업진흥원의 창업지원을 받은 국외 창업기업 3곳도 같은 대표자가 운영하는 회사끼리 주고받은 인보이스만 냈지만, 실제 거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기부 명단 60개사 중 모태 출자조합이 투자한 기업은 39개사인데 한국벤처투자 집계는 28개사여서, 234억 7천만 원이 취합 자료에서 빠져 있었다.
이날 국감에서 한국벤처투자는 “국외 창업기업을 확인하는 기관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했다. 요건은 운용사가 보고하는 사항이며, 펀드가 종료되는 청산 시점에 국외 창업기업인지 점검해 요건에 맞지 않으면 주목적 투자에서 빼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청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한국벤처투자 제출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말 기준 해산·청산 중인 모태 자펀드 242개 가운데 최초 만기 후 5년이 넘은 펀드가 13개, 10년이 넘은 펀드도 3개였다. 투자가 이뤄진 뒤 요건 미달이 확인되기까지 10년 넘게 걸릴 수 있는 구조다.
장 의원은 “지금 제도는 페이퍼컴퍼니가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는 여건”이라며 “규정과 지침, 업무 흐름을 갖춰야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는데, 우리는 책임이 없다며 운용사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펀드 만기가 불확실한 상태까지 이어지는 만큼 국외 창업기업 확인제도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 감시 장치인 모태펀드 공시 등의 한계도 짚었다. 모태펀드 공시를 앞둔 가운데, 장 의원은 그동안 국회예산정책처 등에서 계정별 회계자료와 회수·재출자 내역이 공개되지 않고, 청산 이후 수익률만 있어 미회수 투자의 실제 수익률을 알 수 없다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운용사가 최초 투자 때 법령 요건을 어떻게 갖췄는지, 중요 사항이 바뀌면 변경 공시하는 시스템이 준비되고 있는지 등 점검이 필요하다”며 “현재 인력 만으로 감당이 안 된다면 공시를 통해 시장과 국민이 밖에서 감시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된다”고 말했다.
충남.대전=[국정일보 김우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