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대통령 ‘부도덕’ 질타에도… 공기업 한전KPS, 쪼개기 계약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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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견 소송 뒤 하청 줄이고 단기노무직 2.5배… 노동부 실태점검에선 빠져
서왕진 "상시 정비 업무는 정규직이 맡아야… 꼼수로는 비극 못 막아"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에 기자회견을 가졌다.2026.10.16(국정일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 = [국정일보 권봉길 기자] = 발전설비 정비 공기업인 한전KPS가 정규직이 맡아야 할 상시·지속 업무에 단기노무직 노동자를 반복 채용하는 방식으로 ‘쪼개기 계약’을 계속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부도덕한 행위’라고 질타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기업이 편법적인 근로 계약을 계속해 온 것이다.
서왕진 의원(조국혁신당,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이 한전KPS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부터 2026년 9월까지 반복 채용으로 합산 근무일수가 270일을 초과한 노동자가 68명에 달하고 일부는 최장 502일 동안 쪼개기 근무를 시키는 등 정부 지침 및 내부 매뉴얼을 심각히 위반한 사례들이 다수 확인됐다.
일례로 하청업체에서 8년간 정비 업무를 수행하다 단기노무직으로 전환된 노동자 A씨는 계약이 끝날 때마다 다른 업체에서 한 달가량 근무한 뒤 재채용되는 과정을 세 차례 반복했다. 3년 3개월 동안 한전KPS에서 총 1,012일을 근무했지만 매번 신규채용으로 처리돼 근속기간조차 인정받지 못했다.
같은 기간 발전정비 하청노동자는 728명에서 574명으로 21% 감소한 반면, 단기노무직 채용 인원은 260명에서 올해 9월 기준 789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하청노동자를 줄이는 대신 불안정한 단기노무직을 대폭 늘리는 편법으로 정규직 전환을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연중 270일(9개월) 이상 계속되는 업무를 상시·지속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한전KPS 자체 매뉴얼 역시 계약 간 공백이 90일 미만이면 연속 근무로 간주하고, 270일 이상 이어지는 업무에는 정규직을 투입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9일 국무회의에서 ‘공공부문 쪼개기 계약 근절’ 지시 이후 고용노동부가 공공기관 200곳을 대상으로 실태점검에 나섰지만, 한전KPS는 중대재해 사고로 인해 별도 근로감독을 받았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서왕진 의원은 오늘(16일) 열린 노동부 소관기관 국정감사에서 “발전설비 정비는 발전소의 안전과 운영을 책임지는 상시·지속 업무인데,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할 노동자들을 단기노무직으로 돌려막은 것은 명백한 정규직 전환 회피 행태”라며 “불법파견 문제가 제기되자 하청노동자를 줄이고 더 불안정한 단기노무직을 늘린 것은 공기업이 앞장서서 나쁜 일자리를 확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지침은 물론 자체 매뉴얼조차 지키지 않은 한전KPS가 쪼개기 계약 실태점검에서 제외된 것은 노동부의 명백한 관리·감독 부실”이라며 “고용노동부는 한전KPS의 반복계약 실태를 즉각 전수조사하고, 편법적인 고용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이번 국감 과정에서 해당 사안을 인지했으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서울 = [국정일보 권봉길 기자] kwon15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