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사람과 개구리 누가 더 중요합니까?” 김포공항 인근 농민들 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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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2-01-04 12:38본문

공사가 중단된 김포공항 인근 배수로 인근에 농민들이 내건 현수막 모습.
[국정일보=김포=엄기철기자]“북한산 사패터널 도롱뇽 사건 아시죠? 우리도 금개구리 때문에 농사를 짓지 못해 생존의 귀로에 섰습니다. 도대체 사람이 중요합니까 금개구리가 중요합니까.”
김포공항골프장 농민대책위는 지난해 11월말 인서울27골프클럽 측이 김포공항 인근 배수로 설치공사를 하다가 금개구리 서식지 보존을 위한 환경단체의 반발과 한강유역환경청(이하 ‘환경청’)의 공사중지 결정으로 올해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됐다며 공사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4일 농민대책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 부지를 임대해 27홀 골프장을 조성한 인서울27골프클럽은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인근 외곽 배수로 설치 공사에 착수했으나 환경청으로부터 지시 이행을 받은 서울항공청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려 10여일 만에 작업을 중단했다.
인서울27골프클럽 측은 우수 배출을 위해 지난해 11월 말부터 오는 3월 초까지 3개월간 사업비 8억원을 들여 골프장 말단부에서 동부간선수로까지 430m 구간에 콘크리트 배수로를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금개구리 보존대책 없이는 공사할 수 없다’는 환경청의 조치로 곤경에 빠졌다. 금개구리는 몸길이 6㎝ 정도로 등에 금빛 노란 줄이 들어간 법정보호종 양서류다.
현재 배수로 주변에는 50여 농가가 15만평 규모의 농경지에서 각종 작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금개구리가 서식하는 습지도 조성돼 있다. 골프장과 인근 기업체 등에서는 이곳 수로를 통해 우수를 배출하기 때문에 장마철 집중호우시 범람으로 농경지와 김포공항 헬기장, 정유소 등이 침수피해를 입는 등 배수로 정비가 절실하다.
농민대책위 오익건 위원장은 “지금 수로는 퇴적된 흙과 생활쓰레기, 무성하게 자란 수초로 인해 물 흐름을 방해받기 때문에 해마다 물난리를 겪고 있어 반드시 현대식 배수로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위원장은 “골프장이 들어서기 전인 2016년에 체육시설 사업계획 승인 당시 배수로 설치공사가 조건부였으나 환경단체가 금개구리 습지보존을 주장하는 바람에 골프장 측에서 공사를 미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부터 환경단체는 골프장, 한국공항공사와 공사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라는 협의체를 구성해 5년동안 협상을 벌여 왔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공사중지 명령으로 작업만 중단된 상태”라며 “공대위가 20번 이상 회의를 하고 그 때마다 일부 회원만 일당을 8만∼10만원씩만 받아가면서 도대체 뭘 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오는 9월 준공검사를 앞둔 골프장 측도 3월까지 배수로공사를 끝내지 못하면 최종 승인을 받는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 측 관계자는 “2020년 5∼7월 사이 배수로 주변에서 금개구리 9마리를 발견했지만 서식지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면서 “공사 재개를 위해 환경청과 계속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배수로 설치는 봄부터 농사를 짓기 때문에 동절기에만 가능한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골프장 측에서 끝내 배수로 공사를 마무리 짓지 못하면 농경지와 김포공항 활주로 침수피해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구리 이주대책과 장마철 수해를 입는 국가 중요시설이나 농민들 피해에 대해서는 공대위가 왜 그동안 방관만 하고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농민들과의 대화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개구리의 서식환경도 중요하지만 농민의 생존권이 더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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