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세 모녀 살해' 김태현, 시신 옆에서 술 먹고 엽기행각..완전범죄 시도까지
피해자 집 침입 전 '급소' 검색 정황 세 모녀 살해하고 시신 옆에서 술 먹고 밥 먹어 휴대전화 초기화 하는 등 증거인멸 시도까지 전문가, 김태현 '관계 망상'에 의한 범행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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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1-04-06 13:59본문
박한선 기자 =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20대 여성과 그의 가족을 모두 살해한 김태현(25)이 사건 현장에서 사흘간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과정에서 술을 먹는 등 엽기행각을 보이고 자신의 증거를 없애는 등 증거인멸 시도까지 했다. 치밀하고 잔혹한 이 범죄에 전문가들은 관계 망상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관계 망상이란 아무 근거 없이 주위의 모든 것이 자기와 관계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판단해 자기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망상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모녀 관계인 A(59)· B(24)·C(22)씨 등 모두 3명으로 일가족이다. 앞서 김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5시30분쯤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B씨의 서울 노원구 중계동 집에 택배 기사를 가장해 들어가 홀로 있던 B씨 여동생과 5시간 후쯤 귀가한 B씨 어머니, 그로부터 1시간 뒤 돌아온 B씨를 연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태현은 물건을 배송하러 온 것처럼 속여 미리 준비한 흉기를 가지고 피해자 집에 들어갔다. 피해자들은 목 부위에 치명상을 입고 현장에서 숨졌다. 이후 김태현은 엽기적 행각을 보이기 시작한다. 범죄를 저지른 뒤에 사흘 동안 현장에 머물렀으며 그 과정에서 밥과 술을 챙겨 먹었다. 또한 자신의 휴대전화 초기화를 시도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다 목과 팔목, 배 등에 칼로 수차례 자해를 한 상태로 경찰에 붙잡혔다.
범죄 심리 전문가들은 이 같은 김 씨 범행이 단순 우발적이 아닌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JTBC에 따르면 김태현은 범행에 쓸 도구들을 미리 준비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을 택배 기사라고 속이며 집에 침입하는 과정 역시 계획 범행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매체에서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스토킹하던 여자의 집에 침입했다는 것 자체가 계획성이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집에서 최초로 조우한 첫 번째 피해 여성인 B 씨의 동생을 살해하고 차례로 저지른 살인 역시 미리 준비한 행동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태현은 피해자 자택을 침입하기 전에 자신의 휴대전화로 '급소'를 검색했다. 이렇다 보니 의도적으로 살인을 계획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 아니냐는 전문가 분석이 있다. 실제로 세 모녀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피해자들은 모두 경동맥이 지나가는 목 부근에 치명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수정 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는 "치명상을 입은 부분이 몸싸움하다가 우연히 찌를 수 없는 부분으로 알고 있다. 명백한 고의가 있지 않은 이상 그렇게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처음부터 살인을 목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는 분석이다. 김 씨는 피해자가 만남을 거부하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일종의 망상이라는 견해도 있다. 실제 피해 여성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 오로지 김태현의 망상 속 관계에서 비롯한 범행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김태현이 현장에 지속해서 머물렀던 것에 대해 "뭔가 본인이 원하는 게 있었으니까 그 장소에 계속 있었던 것 아니겠나"라며 "추정컨대 사이코패스이면서 어떤 성도착 같은 것도 있고 편집증적인 관계 망상 같은 것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김태현은 B 씨 여동생과 어머니까지 살해한 데 대해서는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물론 미리 흉기를 준비한 점, 택배 기사로 속이고 집에 침입한 점, 이에 앞서 피해 여성(B 씨) 주변에서 범행을 준비한 정황 등을 이유로 이 같은 김 씨 주장은 일방적인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곧 조사가 끝나는 대로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국정일보 박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