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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삼성 준법감시위 공식 출범...'이재용 봐주기' 논란 넘어설까 - 이신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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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0-02-0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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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일보 이신국 기자] =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경영상 준법 여부를 감시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위원장 김지형.준법위)가 5일 첫 회의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준법위는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을 면하기 위한 '면피성' 조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준법위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6시간 동안 이어진 마라톤 회의를 갖고 위원회 운영의 기초가 되는 규정을 마련하는 등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7개 계열사들은 '삼성 준법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협약'을 공동 체결하고, 이에 대한 이사회 의결 절차를 마무리했다.

"후원금 모니터링하고 최고경영진 불법행위 감시할 것"

이번 회의에서 준법위는 위원회 권한 등에 대한 사항을 정하고 이를 운영 규정에 담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준법위는 7개 계열사가 대외적으로 후원하는 돈 지출과 관련해 사전 또는 사후에 통지받고 모니터링 하게 된다. 또 계열사 내부거래에 대해서도 사전 또는 사후에 통보 받아 점검할 예정이다.

더불어 준법위는 합병, 기업공개 등 계열사들과 특수관계인 사이에 이뤄지는 각종 거래와 조직 변경 등에 대해서도 보고받고 의견을 제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계열사와 별도로 신고 시스템을 갖추고, 신고자의 익명성과 비밀을 보장하는 장치를 통해 신고 받겠다는 것이 준법위 쪽 계획이다.

최고경영진의 불법행위를 감시할 방안도 마련했다. 7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진이 준법의무를 위반할 위험이 있다고 인지했을 때 이를 예방하기 위해 계열사 이사회에 직접 위험을 고지하는 등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또 계열사 준법지원인 등을 통해 이를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요구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고경영진이 관여된 준법의무 위반행위가 발생할 경우 준법위는 해당 사안에 대한 조사와 시정 조치 등을 요구하고, 조사가 미흡하다면 직접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준법위는 이 같은 권한들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각 계열사들이 위원회의 요구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그 사유를 적시해 통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계열사들이 재권고조차 수용하지 않으면 법령상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그 사실을 준법위 홈페이지에 게시할 수 있다는 내용도 운영 규정에 포함했다.

준법위는 "앞으로 적극적이면서도 엄정한 활동을 통해 삼성의 준법감시 및 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도 경청해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준법위 위원은 김지형 전 대법관(위원장)을 비롯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봉욱 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외부인사와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으로 구성됐다. 

 

정치권-시민단체 "재벌총수 양형 봐주기 위한 초법적 공작"

이같은 '포부'에도 불구하고 준법위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사건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가 삼성에 준법감시제도 도입을 주문한 것을 넘어 최근 준법위 활동을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뜻도 드러내면서 많은 정치인과 시민사회단체는 '양형 봐주기'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4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6명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어떠한 법적 권한과 책임도 없는 외부기구인 준법위가 형량을 고려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돼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어 이들은 "재판부의 재벌 총수 봐주기 공판 진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정한 책임묻기를 통한 사법정의 실현을 촉구한다"고 했다.

준법위 출범을 규탄하는 목소리는 준법위 첫 회의가 열린 5일에도 이어졌다.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준법위 첫 회의에 앞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준법위 설치로 대한민국 법질서를 우롱하고, 이재용 구속을 면하고자 하는 삼성의 초법적 공작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노조 설립을 추진했다는 이유로 해고 당한 뒤 현재 241일째 고공농성을 이어오고 있는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도 이날 전화연결을 통해 발언에 나섰다.

그는 "재판부가 노골적으로 '이재용 봐주기' 판결을 기획하고 있다"며 "만약 헌법 정신을 무시하고 이 부회장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면 국민들은 이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삼성생명의 부당 행위를 고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근아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대표는 "암환자들이 치료 받은 부분에 대해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삼성생명이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관계당국 등에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아 23일째 점거농성 중"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쪽이 암환자들의 출입을 차단하고 음식 공급도 막고 있어 농성에 참여한 환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암환자는 살고 싶다, 삼성생명은 보험금을 약관대로 지급하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공대위는 "준법위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지금 당장 암환자들에 대한 인권유린 행위부터 중단시켜야 한다"며 "삼성 무노조 경영의 피해자인 김용희씨와 이주금도 받지 못하고 쫓겨난 과천 철거민 등 피해자들에 대한 조속한 문제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다음 공판은 오는 14일 열린다.
 

[경찰일보 이신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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