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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임명 27일만에 출근, 인사단행 및 경영전략 수립 시급 - 이신국 기자
중기대출 과감한 확대 등 정책금융 강화할 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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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20-01-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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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일보 이신국 기자]=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29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 정식 출근한다. 그는 심한 속앓이를 했다. 지난 2일 임명된 이후 27일간 본사 사무실로 출근하지 못했다. 2013년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이 14일간 출근하지 못했던 기록을 훌쩍 넘어선 금융권 최장 기록이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낙하산 행장은 물러가라’며 아예 귀를 막았다.

윤 행장은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로 출근하며 기회를 노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은행)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며 힘을 실어줬고, 정부와 여당의 적극적 중재 아래 물밑협상을 진행했고, 마침내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노사 공동선언 합의 성명서에서 “오랫동안 무안함과 불편함을 겪었을 윤 신임 행장님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열린 마음과 지속적 대화를 통해 이번 사태를 풀 수 있었다”며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기업은행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사 모두 마음을 열고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큰 진통을 치르고 어렵사리 첫 출근길에 오르지만, 윤 행장에게 아직 남은 숙제가 많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낙하산’이라는 수식어를 어떻게 불식시킬 것이지 스스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윤 행장이 본연의 정책금융기관을 강조한 만큼 중소기업 지원과 서민 대상 포용금융 등의 역할에 주력하면서도 기존 내부 행장들이 이뤄놓은 수준의 경영실적을 유지해야하는 이중적 과제도 풀어야 한다.

인사단행·경영전략 수립…중기대출 드라이브 관심 윤 행장은 29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26대 기업은행장 취임식’에 참석하며 정식 업무를 시작한다. 가장 시급한 건 이번 사태로 지연된 임직원 및 계열사 인사단행이다.

지난 20일 임상현 전무이사(수석부행장)를 비롯해 배용덕·김창호·오혁수 부행장의 3년 임기가 종료됐다. IBK투자증권·IBK연금보험·IBK시스템·IIBK자산운용·IBK신용정보 등 자회사 5곳의 대표이사 임기도 2월에 만료된다.

은행 임원과 자회사 대표 등의 인사가 마무리되면 직원 승진과 이동 인사를 한 번에 하는 이른바 ‘원샷인사’가 남아 있다. 통상 1월 중순 진행했던 임직원 인사는 지금껏 미뤄졌다. 다음달 전국의 영업점장과 해외점포장 등이 참석해 올해 경영전략과 비전을 공유하는 ‘전국영업점장회의’도 개최해야 한다.

윤 행장은 인사와 영업점장회의를 통해 구체적 경영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기업은행이 올해 과감한 중소기업 대출확대 드라이브에 나설 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점유율은 22.59%로 작년 6월의 22.75%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일각에선 기업은행이 건전성 지표 등 관리 때문에 오히려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독려와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해 낮은 대출금리와 혁신 플랫폼 제공 등으로 중기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윤 행장에 대한 낙하산 논란을 일축하며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한다”고 말했다. 외부출신인 윤 행장이 기업은행의 변화를 주도하라는 뜻이다. 윤 행장은 정부의 정책기조에 적극적으로 맞출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 대출 규모를 늘리고, 소재·부품·장비 등 이른바 ‘소부장’ 분야의 금융 지원 등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직무급제·노조추천이사제 등 난제 적지 않아 윤 행장이 노조와 합의한 사항을 앞으로 어떻게 이행할 지도 관심사다.

기업은행 노사는 27일 6가지 사안을 합의하고 공동선언문을 작성했다. △희망퇴직 문제 조기 해결 △정규직 일괄전환된 직원의 정원통합(계획 승인)을 위한 문제 해결 △직무급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때 노동조합 반대 시 미추진 △유관기관과 협의로 임원 선임절차 투명성과 공정성 개선 △노조추천이사제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 △인병 휴직(휴가) 확대를 위해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 등이다.

이 중 직무급제 도입과 노조추천이사제는 각각 노측과 사측이 부담스러워하는 사안으로 꼽힌다. 윤 행장은 그동안 노조와 노조추천이사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정부는 국책은행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노조는 직무급제에 대해선 청와대가 공공기관 도입 확산을 위해 윤 행장을 내려보낸 거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노사가 행장 부재 장기화를 막기 위해 일단 의견 봉합을 이뤘지만 향후 불씨가 될 갈등 요인은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앞으로도 합의사항이 착실히 실현되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정부와 사측을 견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가 국책은행 등 공공기관에도 내부 구성원과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특정인사를 임명할 경우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당을 대표해 유감 표명을 했다. 그는 “한국노총과 민주당은 낙하산 인사 근절과 전문성 있는 인사 선임을 위한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키로 정책 협약을 체결했다. 기업은행장 선임과정에서 소통과 협의가 부족해 이런 합의가 충실히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일보 이신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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